붕괴사고 HDC현산, 주가 바닥 다졌나

2022-02-07 15:50
정비사업 수주로 현금창출능력 훼손 우려 해소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월 17일 서울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당사자인 HDC현대산업개발 주가가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HDC현산이 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현금창출능력 훼손이 시장의 우려 대비 덜하다는 낙관론이 급부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HDC현산 건설업 면허정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비친 점도 호재로 해석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HDC현산 주가는 전일 대비 0.64%(100원) 내린 1만5500원으로 마감했다. 전일 종가(1만5600원) 대비 3.53%(550원원) 오른 1만6150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장중 한때 1만6500원으로 오르며 5%대 강세를 시현했다. 하지만 막판까지 상승세를 유지하는데는 실패하면서 소폭 약세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약세로 마감했지만 직전 3거래일 동안은 강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1만3600원으로 마감한 HDC현산 종가는 △28일 1만4450원 △2월 3일 1만4600원 △4일 1만5600원으로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4거래일 동안 주가가 13.60% 오른 셈이다.

주가 강세의 배경으로는 HDC현산의 재건축 정비사업 수주가 자리한다. HDC현산은 지난 5일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재건축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총 959표 중 509표를 얻어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곳은 당초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일부 조합원이 HDC현산의 수주전 철수를 요구, 수주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던 사업지다.

관양현대의 수주가 HDC현산에 중요했던 까닭은 높은 주택 부문 매출 비율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HDC현산의 전체 매출 2조5178억6800만원 중 주택 수주 부문인 외주주택 항목의 매출은 1조7855억5800만원에 달한다. 전체 매출의 70.92%가 주택 수주에서 발생한 셈이다. HDC현산의 현금창출능력이 주택 분야에 집중돼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붕괴사고로 인해 HDC현산의 정비사업 수주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조합원의 표를 얻어야 시공사로 선정될 수 있는 정비사업의 특성상 안전문제가 불거진 HDC현산이 사실상 정비업계에서 퇴출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날 HDC현산이 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현금창출능력, 즉 펀더멘탈에 타격이 시장 우려 대비 덜하다는 분석이 대두되면서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설업 면허 취소에 대한 우려감도 해소되는 모양새다. 면허가 취소될 경우 추가 수주가 불가능해 지는 만큼 현금창출능력의 훼손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정치권에서 신중론을 펼치면서 면허 취소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HDC현산의) 면허를 취소하면 광주 현장을 수습할 주체가 없어진다"며 "어떤 형태로든지 책임은 물어야 하지만 면허 취소가 유일한 길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더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범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지역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0분쯤 27층 바닥 부근에서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의 6번째 매몰자를 발견했다. 이로써 이번 사고로 매몰된 피해자 6명이 모두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