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中 대신... 게임업계, 북미·유럽으로 진격

2022-02-06 15:00
라인게임즈 신작 '언디셈버', 상반기에 유럽 출시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크파X'로 서구권 공략
넥슨 '카트라이더' 콘솔 버전 개발, 연내 출시 예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새해부터 국내 게임업계가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구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구권은 전 세계 게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인기 게임을 북미와 유럽에 출시하거나, 기획 단계부터 서구권 게임 이용자를 겨냥한 콘솔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국내 배치 이후 K게임의 중국 수출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북미·유럽 시장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라인게임즈는 지난 1월 14일에 국내에 출시한 신작 모바일게임(PC도 지원) '언디셈버'를 유럽 시장에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영어 번역 버전의 개발을 완료한 상태로 알려졌다. 라인게임즈는 올해 상반기 내에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을 통해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니즈게임즈가 개발하고 라인게임즈가 배급하는 언디셈버는 다수의 적들과 싸우는 전투 콘텐츠가 핵심인 ‘핵 앤 슬래시’ RPG(역할수행게임)다. 이 게임은 출시 후 국내 구글플레이에서 매출 10위권에 올랐다.
 

라인게임즈 '언디셈버' [사진=라인게임즈]

스마일게이트는 오는 11일에 PC MMORPG '로스트아크'를 북미와 유럽에 출시할 예정이다.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RPG가 2018년 11월 국내에 출시한 게임으로, 2019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포함해 6관왕에 오른 인기작이다. 한때 최고 동시접속자 35만명, 월간 순이용자 100만명을 기록했다. 로스트아크의 글로벌 버전은 PC게임 플랫폼 스팀을 통해 북미와 유럽, 남미, 오세아니아 등에 서비스된다.
 
스마일게이트는 오는 10일 신작 콘솔 FPS(1인칭 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X’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 게임은 스마일게이트가 크로스파이어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제작하는 첫 번째 콘솔게임이다. 회사는 크로스파이어X 정식 출시를 앞두고 최근 사전판매도 시작했다. 콘솔은 서구권 게임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게임 플랫폼으로, 스마일게이트는 향후에도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시리즈X 같은 차세대 콘솔을 메인 플랫폼으로 하는 ‘트리플A급(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오픈월드 장르의 게임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스마일게이트 첫 콘솔 신작 '크로스파이어X'. [사진=스마일게이트]

컴투스는 모바일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를 페이스북 게이밍을 통해 미국에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로 선보였다. 이 게임은 2014년 출시 후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억3000만건을 기록했고, 이 게임을 종목으로 채택한 이스포츠 대회도 5년째 열리고 있다. 컴투스는 글로벌 SNS 페이스북을 통해 이용자층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넥슨도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의 콘솔 버전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개발하고 있다. 이 게임은 카트라이더 특유의 레이싱 경험을 콘솔 플랫폼에 녹인 게임으로, 엑스박스 원, 플레이스테이션4 등을 통해 연내 서비스될 예정이다. 넥슨은 2019년에 인수한 스웨덴 게임개발사 엠바크 스튜디오를 통해 3인칭 슈팅 콘솔 게임 ‘아크 레이더스(ARC Raiders)’도 개발하고 있다. 이 게임은 지난해 말 북미 게임행사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깜짝 공개돼 주목받았다. 엔씨소프트도 올해 북미, 유럽에 모바일게임 '리니지W'를 출시할 전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 게임백서’에 따르면 올해 북미·유럽은 전 세계 게임 시장 규모의 52.1%를 차지할 전망이다. 기존 한국의 최대 게임 수출국이었던 중국이 청소년의 게임 이용 시간을 통제하고, 해외 게임뿐만 아니라 자국 게임에도 ‘판호(서비스 허가권)’를 내주지 않는 등 게임산업 규제를 강화하면서, 북미·유럽 등 서구권을 공략하려는 게임사들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선 국내 게임사들이 서구권에서 인기가 높은 콘솔게임을 더 적극적으로 출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콘솔은 데이터적으로 서구권에서 지배적인 플랫폼”이라며 “콘솔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신규 유저 유입이 꾸준하고, 유저 복귀율이 높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유지, 성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