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준호·이세영 '옷소매 붉은 끝동', 사극 명가 MBC 자존심 지킬까

2021-11-12 00:01

'옷소매 붉은 끝동' 이세영, 이준호[사진=MBC 제공]

'사극 명가' MBC가 새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을 내놓는다. 왕과 궁녀의 애절한 사랑을 담은 궁중 로맨스 '옷소매 붉은 끝동'이 또 한 번 '사극 열풍'을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오후 MBC 금토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극본 정해리·연출 정지인)의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정지인 PD와 배우 이준호, 이세영, 강훈, 이덕화, 박지영, 장희진이 참석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로, 강미강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이날 정지인 PD는 "실존 인물인 이산 정조와 의빈 성씨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멜로 사극이다. '왕은 궁녀를 사랑했지만, 과연 궁녀도 왕을 사랑했을까'라는 물음으로 출발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정조를 모델로 한 드라마인 만큼, 과거 MBC 드라마 '이산'과의 차별점에 관한 질문도 쏟아졌다. 정 PD는 "'이산'은 대하 사극이다. 젊었던 조연출 시절에 볼 때 훨씬 정통 사극의 느낌이 있었지만 우리는 감정선에 더 집중했다. 멜로에 집중한다"라고 밝혔다.

또 "원작 작가님과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이 원작이 나온 뒤로 새롭게 발굴된 의빈 성씨와 정조의 기록이 있었는데 그걸 많이 담아내지 못해 원작 작가님이 아쉬워했다고 출판사에서 전해주더라. 그래서 이 부분을 살리려고 대본에 많이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 이준호는 깐깐하고 오만한 완벽주의 왕세손 이산 역을 맡았다. 성군이 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아버지의 죽음이 가슴속 트라우마로 남았다. 당찬 궁녀 성덕임을 만나면서 자신도 몰랐던 사랑꾼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하는 인물이다. 훗날 조선의 왕 정조가 되는 그는 한 나라 군주의 차가운 이성과 한 남자의 뜨거운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연기한다.

이준호는 "벌써 (드라마를 촬영한 지) 반년이 다 됐다. 내일(12일) 공개한다고 하니 많이 떨린다. 모두 열심히 한 만큼 재미있게 잘 나올 거로 생각한다. 불과 몇 달 전 땀을 뻘뻘 흘리며 찍었는데 벌써 이렇게 추워졌다"라고 말했다.

드라마 '기억' '김과장' '그냥 사랑하는 사이' '자백'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해왔던 이준호는 제대 후 복귀작으로 '옷소매 붉은 끝동'을 선택했다. 첫 사극 도전작이기도 하다.

이준호는 "책이 재밌었다"라며, 작품 선택 이유를 밝힌 뒤 "왕 역할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다. 실존 인물이고 많은 사랑을 받은 인물인데, 그건 둘째치고 내 모습을 담아 나만의 색깔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젓가락질을 바꾼다거나 세세한 노력을 했다. 젓가락질이 잘 안 되더라. 잘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작은 것부터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원작에서 나타나는 왕의 성격도 성격이지만 작가님이 대본을 쓰셨을 때 느낌도 제가 봤을 때 좋았다. 다채로웠다. 소설 속 캐릭터는 산이라는 인물의 내면을 볼 순 없었으니까. 대본에서는 그런 걸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고 어떤 사람인지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보여주는 게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세영은 궁녀 '성덕임'을 연기한다. 왕의 무수히 많은 여인 중 한 명이 아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고자 한다. 훗날 의빈 성씨가 되는 덕임은 치열하고 긴박한 정치가 오가는 궁중 안에서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캐릭터. 그의 앞에 왕세손 이산이 나타나며 새로운 삶을 마주하게 된다.

이세영은 "조선 시대에 궁녀로 살면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을 텐데 그 와중에도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을 살고자 끝까지 노력하고 열심히 산 사람이다. 원작을 보면서도 왜 이 궁녀는 왕을 거절했겠느냐는 생각이 있었다. 촬영하면서 마음이 덕임의 감정선에 많이 이해가 가더라. 원작을 좋아하는 팬분들이 좋아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절절하고 사랑스러운 면을 담아내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세영은 사극 드라마에서 큰 활약을 펼쳐왔던바. '사극 불패'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세영은 "그런 수식어를 누가 만들어주셨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감사하다"라며, "처음에는 가장 먼저 대본을 너무 재밌게 봤다. 원작을 봤는데 물론 책도 재밌지만, 너무 많이 울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마음이 아프고 여운이 며칠 가더라. 책을 좋아해 주시는 팬들뿐만 아니라 드라마를 보면서 안 보신 분도 감동과 여운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어린 시절과 시간 경과가 몇 번 있다. 나이가 들면서 변하는 모습도 보여드리려고 했다. 어린 궁녀 시절에는 18살이어서 볼살이 많이 빠져서 볼살도 열심히 찌웠다. 감독님, 선생님들에게도 많이 여쭤보고 도움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출연진[사진=MBC 제공]


배우들은 서로에게 깊은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준호는 "세영 배우를 만나 다행이다.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한다. 남은 분량을 많이 소화해야 하지만 행복하고 즐겁게 촬영한다"라고 말했고, 이세영은 "준호 배우님이 같이 출연한다고 해서 환상적인 캐스팅이라고 생각해다. 너무 기뻤다. 함께 촬영하면서는 되게 배울 점도 많고 집중도도 높고 몰입도 높아서 많이 의지하고 신뢰하면서 작품을 하고 있다"라고 화답했다.

강훈은 겸사서 홍덕로 역을 맡았다. 홍덕로는 이산(이준호)을 보위에 올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이산의 총애를 독차지하고 싶어 한다.

강훈은 "일단은 내가 미남이라고 인식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조선이라고 치면 미남일 수 있겠다 한다. 계속 머리에 주입하고 있다. 홍덕로는 어느 순간부터는 이해가 잘 안 되는 순간이 있다. 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때 나는 화가 나도 홍덕로는 어땠을까 생각했다. 전화 받는 것처럼 이어폰을 끼고 한강에서 걸어 다니면서 대사를 읊조리면서 연습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덕화는 성군이자 치명적 역린을 가진 임금 영조 역을, 박이영은 가장 지위가 높은 어른 상궁인 제조상궁 조씨 역에 캐스팅됐다. 장희진은 영조의 계비로 훗날 정순왕후가 되는 중전 김씨로 함께한다.

이덕화는 9년 만에 사극 드라마로 복귀했다. 그는 "어쩌다 보니 (사극을 안 한 지) 7, 8년이 넘었다. 오랜만에 후배들과 카메라 앞에 서니 감회가 새롭다. '열심히 했다' 이런 소리는 안 하겠다.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다.

박지영은 "오랜만에 사극을 한다. 항상 황후 같은 역할만 하다가 제조상궁 역할을 하게 돼 매력적이었다. 궁금하시면 내일 봐달라"라며 "그냥 상궁이 아니다. 700명의 궁녀를 수하에 둔 역할이다. 뒤에서 많은 일을 한다. 색다른 카리스마를 보여줄 것 같다"라고 전했다.

5년 만에 사극에 복귀한 장희진은 "대본을 잘 봤고 사극과 한복도 좋아한다. 한복을 입을 일이 없는데 사극에서는 마음껏 입을 수 있다. 중전 김씨가 조용하고 우아하기만 한 게 아니라 반전이 있더라. 사이다 같은 결단력도 있어 끌렸다. 조용한 캐릭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단단하고 은근히 한방이 있다"라고 전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12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