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硏 “현재 기준금리, 적정 수준보다 아직 1.8%p 낮다”

2021-09-12 15:49
'테일러 준칙 활용한 적정 기준금리 추정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 통해 언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제공]


우리나라의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적정 기준금리보다 상당폭 낮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한국은행이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당분간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제언을 내놓은 것이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2일 '테일러 준칙을 활용한 적정 기준금리 추정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은 준칙금리와 적정 기준금리 수준과 비교해 각각 2.5%포인트, 1.8%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한국은행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위기에 대응해 지난해 5월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인 0.5%에서 유지돼 오던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린 연 0.75%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은 이 같은 금리 인상 근거로 경기회복세와 물가상승, 금융불균형 심화를 내세웠다. 

장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과거 기준금리 경로를 고려해 테일러 준칙금리를 도출하고, 준칙금리와 실제 기준금리 간 관계 분석을 통해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 추정했다. '테일러 준칙'은 존 테일러 스탠퍼드 교수가 제시한 것으로 중앙은행이 적정 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갭), 잠재 성장률 등을 고려해 금리 정책을 운용하는 방법론을 의미한다. 이는 통화정책 적정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그는 보고서에서 "한은이 테일러 준칙에서 제시하는 것처럼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에 동일한 가중치를 두고 금리정책을 운용했다고 가정할 경우 준칙금리는 현 기준금리보다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은이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경제성장률도 2%대 초반인 잠재성장률보다 크게 높은 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점은 준칙금리가 현 기준금리 수준보다 상당히 높다는 분석 결과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은이 실제 금리정책 운용 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성장 등 세 가지 변수를 모두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준칙금리를 추정한 결과에서는 지난 2분기 기준 4%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플레이션갭과 산출갭, 신용갭에 대한 가중치를 각각 0.4, 0.3, 0.3씩 부여해 추정한 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이 같은 가중치를 부여하지 않고 과거 기준금리 경로를 고려해 도출한 분석에서는 현 기준금리(2분기 기준) 수준이 준칙금리와 적정 기준금리 수준보다 각각 2.5%포인트, 1.8%포인트가량 낮았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장 연구위원은 "분석을 종합해보면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성장 및 물가, 금융여건 등을 반영해 추정된 준칙금리나 적정 기준금리 수준보다 모두 상당폭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감안해 점진적인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장 연구위원은 "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할 경우 가계 부채부담을 빠르게 확대시키는 한편 실물경제 및 자산시장을 과도하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금리정책 방향에 관한 원활한 소통과 함께 실물경제 및 금융여건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면서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