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면 체할라’…EU 탄소배출 강화에 자동차 업계 '심난'
2021-08-14 06:00
EU, 자동차 탄소배출 목표 2030년까지 55% 감축으로 상향 예정
"소비자 고려하지 않아…부품공급 업체도 우려"
"소비자 고려하지 않아…부품공급 업체도 우려"
최근 유럽연합(EU)이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상향하며 EU를 중심으로 내연기관차량 퇴출에 속도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35년 내연기관차량에 더해 하이브리드차량까지 판매 금지가 될 것으로 전망되며 자동차 업계에도 위기감이 드리우고 있다. 급격한 전기차로의 전환에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EU가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상향하기 위한 EU 기후변화정책 종합패키지 '핏 포 55(Fit for 55)'를 발표하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EU는 기존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 수준 대비 40% 감축한다는 목표에서 55% 감축으로 목표를 상향할 예정이다. 자동차 탄소배출 감축 목표도 2030년까지 37.5% 감축(2021년 대비)에서 55% 감축으로 올린다. 2035년까지는 100% 감축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2035년 이후 판매되는 모든 신차는 무배출차량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자동차산업 비중이 큰 독일·프랑스·이탈리아 정부는 2035년부터 시행되는 내연기관차량 판매 금지와 급격한 자동차 탄소배출 기준 강화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내연기관차량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차량도 퇴출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을 비롯해 노르웨이·영국·미국·프랑스 등이 2025~2040년까지 내연기관차량 퇴출을 선언하기는 했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하이브리드차량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올 부작용을 걱정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자동차 탄소배출 감축 목표가 기존 59g/㎞에서 43g/㎞으로 강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으로도 달성할 수 없는 수치라고 KAMA는 설명했다.
독일자동차협회(VDA)도 "2035년 내연기관차량 판매 금지는 단일 파워트레인 기술로 시장을 제한하는 정책으로 시장 및 소비자를 고려하지 않은 발표"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자동차협회(ANFIA)는 "내연기관차량 기반의 자국 업체 및 5000여개의 부품공급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냈다.
유럽자동차연합회(ACEA)는 탄소배출이 적은 고효율 내연기관차량 엔진과 하이브리드차량 등은 탄소저감을 위해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아직까지는 친환경 에너지가 부족해 전기차만이 탄소중립의 해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내연기관차량과 하이브리드차량을 금지하는 것보다는 친환경 에너지 등의 기술혁신지원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ACEA에 따르면 지난 3년간 EU 내 전기차 판매는 110% 증가한 반면 충전소는 58% 확대에 그쳤다. 대부분 EU 회원국이 충전 인프라 구축 목표로 전기차 10대당 충전소 1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기준 네덜란드(구축률 0.22), 이탈리아(0.13), 프랑스(0.1)를 제외한 모든 EU 회원국들이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집계됐다.
ACEA는 "탄소국경조정세의 경우 자동차 부품을 글로벌 소싱 중인 유럽 제작사들의 특성 및 주요 교역국의 무역보복 등을 고려하여 신중한 설계와 적용이 필요하다"고 EU 측에 요청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KAMA는 EU의 발표로 자동차 환경규제 강화 움직임이 이어지면 내연기관차량 판매 및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국내 업체들의 경우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EU 규제 기준에 맞춰 수립한 EU 수출 차종고 생산계획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EU 등에 관련 건의 내용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국의 대EU 자동차 수출은 연간 36만대로 전 세계 수출 중 약 2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KAMA는 "EU가 탄소중립 달성 관련 기술 중립성 및 개방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내연기관차량 판매금지의 경우 자동차 제작사들의 다양한 탄소저감 기술 활용의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조치"라고 전했다. 이어 "향후 어떤 기술이 전주기 관점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할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떄문에 전기차만이 친환경차이고 내연기관차량은 공해차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기술 중립성 및 개방성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환경규제보다는 전기차 인프라 구축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자고 제시했다. KAMA는 "환경규제 강화 이전에 전기차 보급의 핵심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충전소 구축 확대를 통해 전기동력차가 충전편의성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높은 구매 매력이 있어야 한다"며 "기업과 시장 주도로 탄소중립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센티브 위주 정책을 통해 산업전환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탄소국경조정세에 대해서도 국산 자동차를 지속 제외시켜달라고 요청했다. KAMA는 "한국과 EU는 주요 자동차 교역국으로 특히 우리나라는 EU와의 자동차 무역에서 적자국인 점과 유럽과 유사한 배출권거래제(ETS)를 시행하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전했다.
업계는 하이브리드차량이 내연기관차량과 전기차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전기동력계 핵심부품인 배터리, 모터, 인버터, 컨버터 등을 함께 사용하고 있어 친환경적이면서도 기술의 안정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다.
높은 내연기관차량 기술력과 부품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독일 등도 하이브리드차량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을 통해 내연기관차량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전기차 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도 2035년 전기동력차 전환 100%를 선언했지만, 하이브리드차 비중을 50%로 설정했다.
또한 전기차로의 전환 과정에서 중소 부품업계 등 자동차산업 생태계의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하이브리드차량이 완전한 전기차로 가기 전까지 상당 기간 역할을 해줘야 할 것"이라며 "국내 내연기관차량 부품업체들이 지속가능해지기 위해서도 하이브리드차량이 10~15년 정도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EU가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상향하기 위한 EU 기후변화정책 종합패키지 '핏 포 55(Fit for 55)'를 발표하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EU는 기존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 수준 대비 40% 감축한다는 목표에서 55% 감축으로 목표를 상향할 예정이다. 자동차 탄소배출 감축 목표도 2030년까지 37.5% 감축(2021년 대비)에서 55% 감축으로 올린다. 2035년까지는 100% 감축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2035년 이후 판매되는 모든 신차는 무배출차량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올 부작용을 걱정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자동차 탄소배출 감축 목표가 기존 59g/㎞에서 43g/㎞으로 강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으로도 달성할 수 없는 수치라고 KAMA는 설명했다.
독일자동차협회(VDA)도 "2035년 내연기관차량 판매 금지는 단일 파워트레인 기술로 시장을 제한하는 정책으로 시장 및 소비자를 고려하지 않은 발표"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자동차협회(ANFIA)는 "내연기관차량 기반의 자국 업체 및 5000여개의 부품공급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냈다.
이와 함께 전기차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ACEA에 따르면 지난 3년간 EU 내 전기차 판매는 110% 증가한 반면 충전소는 58% 확대에 그쳤다. 대부분 EU 회원국이 충전 인프라 구축 목표로 전기차 10대당 충전소 1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기준 네덜란드(구축률 0.22), 이탈리아(0.13), 프랑스(0.1)를 제외한 모든 EU 회원국들이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집계됐다.
ACEA는 "탄소국경조정세의 경우 자동차 부품을 글로벌 소싱 중인 유럽 제작사들의 특성 및 주요 교역국의 무역보복 등을 고려하여 신중한 설계와 적용이 필요하다"고 EU 측에 요청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KAMA는 EU의 발표로 자동차 환경규제 강화 움직임이 이어지면 내연기관차량 판매 및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국내 업체들의 경우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EU 규제 기준에 맞춰 수립한 EU 수출 차종고 생산계획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EU 등에 관련 건의 내용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국의 대EU 자동차 수출은 연간 36만대로 전 세계 수출 중 약 2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KAMA는 "EU가 탄소중립 달성 관련 기술 중립성 및 개방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내연기관차량 판매금지의 경우 자동차 제작사들의 다양한 탄소저감 기술 활용의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조치"라고 전했다. 이어 "향후 어떤 기술이 전주기 관점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할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떄문에 전기차만이 친환경차이고 내연기관차량은 공해차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기술 중립성 및 개방성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환경규제보다는 전기차 인프라 구축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자고 제시했다. KAMA는 "환경규제 강화 이전에 전기차 보급의 핵심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충전소 구축 확대를 통해 전기동력차가 충전편의성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높은 구매 매력이 있어야 한다"며 "기업과 시장 주도로 탄소중립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센티브 위주 정책을 통해 산업전환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탄소국경조정세에 대해서도 국산 자동차를 지속 제외시켜달라고 요청했다. KAMA는 "한국과 EU는 주요 자동차 교역국으로 특히 우리나라는 EU와의 자동차 무역에서 적자국인 점과 유럽과 유사한 배출권거래제(ETS)를 시행하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전했다.
업계는 하이브리드차량이 내연기관차량과 전기차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전기동력계 핵심부품인 배터리, 모터, 인버터, 컨버터 등을 함께 사용하고 있어 친환경적이면서도 기술의 안정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다.
높은 내연기관차량 기술력과 부품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독일 등도 하이브리드차량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을 통해 내연기관차량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전기차 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도 2035년 전기동력차 전환 100%를 선언했지만, 하이브리드차 비중을 50%로 설정했다.
또한 전기차로의 전환 과정에서 중소 부품업계 등 자동차산업 생태계의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하이브리드차량이 완전한 전기차로 가기 전까지 상당 기간 역할을 해줘야 할 것"이라며 "국내 내연기관차량 부품업체들이 지속가능해지기 위해서도 하이브리드차량이 10~15년 정도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