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다 서울이 더 가깝다…철도 따라 집값 오르는 'KTX 효과'

2021-08-01 06:00
KTX역 일대 개발되면 편의성 개선
인구 유입도 영향…집값 상승 견인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 KTX역을 따라 집값이 오르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KTX역을 중심으로 일대 개발이 이뤄지면서 주거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뿐 아니라 타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생활권까지 넓어져 인구 유입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주택 가치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강원도, KTX동해역으로 고속열차 효과 입증

최근 강원도 분양시장 무게 중심은 철도망 조성 호재를 맞은 영동권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가 확정·고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르면 영동권 숙원사업으로 손꼽혀온 △삼척~(동해)~강릉 구간인 동해선을 필두로 △동해 신항~삼척해변을 잇는 동해신항선 △용문~홍천 △원주~만종 등 4개 구간이 신규 사업에 반영됐다.

그간 강원지역은 KTX 등 교통 호재에 따른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뚜렷하게 관찰되는 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서울~강릉 KTX 개통을 앞둔 지난 2016년 11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KTX 개통 수혜지역으로 손꼽힌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 기간 영동권 주요 도시 집값은 △양양군 14%(3.3㎡당 501만→574만원) △속초시 13%(603만→683만원) △동해시 12%(442만→495만원) △강릉시 8%(547만→590만원) 순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4% 상승에 그쳤다.

이번 철도망 조성호재에 따른 시장 상승 기대감도 크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 시계열에 따르면 올해 6월 강원지역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1억7847만원으로 해당 통계가 발표된 2011년 6월 이후 10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14개월 연속 상승한 것이다.

특히 동해시 아파트 거래량은 KTX동해역이 개통된 지난해 1분기 이후 급격한 오름세를 탔다.

지난해 1분기(275건)를 시작으로 2분기 325건, 3분기 344건, 4분기 499건 등 매 분기마다 정점을 찍었다. 2018년 이후 2년간 분기별 평균 거래량(195건)의 255%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 같은 거래 활성화는 외지인 수요가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광역교통여건 개선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가치상승이 예견되는 강원도로 포커스를 맞췄다는 분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연평균 17.55% 수준에 머물렀던 동해시 외지인 아파트 거래 비율은 지난해 들어 21.42%로 늘었고, 올해는 30% 수준까지 확대됐다. 2018년(15.32%)에 비하면 두 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서대구역 준공 눈앞…'집값 불패' 고스란히 확인

KTX역사 인근 '집값 불패'가 개통을 앞둔 서대구역(KTX) 일대에서도 그대로 확인되고 있다. 2015년 시작된 서대구역 공사가 조만간 준공을 앞두면서 일대 부동산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구 서구 내당동 '광장타운 1차' 전용면적 84㎡의 매매가는 최근 6억4700만원에 거래됐다. 2년 전 3억6000만원에서 75% 뛴 금액이다.

평리동 '평리광명' 53㎡ 역시 2018년 1억3000만원 수준에서 이달 2억1580만원까지 올랐다. 두 지역 아파트 모두 서대구역세권 개발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서대구역 준공 기대감은 최근 분양한 아파트에서도 확인됐다. 대구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분양한 '서대구역 화성파크드림'의 청약 경쟁률은 20대1을 넘었다.

교통허브 지역의 부동산 불패는 동대구역 일대에서 증명된 바 있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개통 이후 일대 부동산이 재평가되면서 작년 분양한 '동대구역 화성파크드림'은 731가구 모집에 3만9520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87.82대1을 기록했다. 인근 '더샵 디어엘로'도 464가구 모집에 2만5666명이 청약했다.
 

서울 청량리역에 정차한 'KTX이음'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충청권, '서울 30분 시대' 열린다

충청권은 KTX 천안아산역을 이용하면 서울까지 30~40분이면 도달한다. 대전도시철도 1호선 연장(대전 반석~정부세종청사), 평택~오송KTX 복선화, 충청권 광역철도 2단계 사업 등을 담은 충청권 광역철도망이 지난달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포함되면서 충청권 부동산 시장에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지방의 평균 아파트 매매값 상승률은 6.24%인 가운데 충남은 7.34%, 충북은 7.07%의 상승률을 보이며 평균을 웃돌았다.

새 아파트로의 쏠림 현상도 뚜렷하다. 4월 충남 아산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모종 네오루체' 1순위 청약접수 결과, 특별공급 제외 514가구 모집에 3만1491건이 접수돼 평균 61.3대1, 최고 127.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 3월 충남 아산에서 분양한 '더샵 센트로'는 1순위 청약에서 508가구 모집에 2만6822건이 접수돼 경쟁률은 평균 52.1대1에 달했다.
 
인천발 KTX 직결사업 본격화…2024년 완공되면

인천발 KTX 직결사업도 올해 착공을 앞두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인천과 경기 안산·화성지역을 위해 수인선과 경부고속철도를 연결하는 '인천발 KTX 직결사업'에 대한 실시계획을 승인했다. 2024년 준공 및 2025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통 시 인천 송도역에서 부산역까지는 2시간20분, 목포역까지는 2시간10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인천발 KTX 직결사업의 직접적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수구 송도동의 상승 기류가 두드러진다.

송도동의 경우 인천발 KTX 착공에 들어간 지난해 12월 대비 올 1월 아파트 평균 시세가 한 달 만에 3.5% 상승했다. 올 1분기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당 2012만원으로 처음 2000만원을 돌파했다.

송도역 KTX 호재는 한 정거장 거리인 미추홀구 용현동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용현동에 위치한 '인천 SK 스카이뷰' 84㎡A 거래가격은 지난해 12월 5억8500만원에서 올 2월 6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KTX 착공 소식 이후 두 달 만에 8500만원 오른 금액이다. 7월엔 7억원을 넘어섰다.
 
KTX이음 정착역 인근 지역도 수혜지역 될까

2022년 말 완전 개통을 목표로 한 KTX이음(부산 부전역~서울 청량리역) 정착역 인근 지역도 주목받고 있다.

KTX이음 및 복선전철 동시정착역인 울산 남창역은 KTX이음이 2022년 말 완전 개통될 경우, 서울 청량리역까지 2시간대 이동이 가능해진다. 부산을 거치지 않고도 쉽게 서울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남창역은 복선전철이 9월 개통하면 부산까지 약 20분대 이동이 가능해 울산-부산 대표 더블 생활권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경북도청 이전 이후 이렇다 할 만한 개발 호재가 없었던 안동시도 KTX이음 수혜지역이다.

안동은 신안동역 개통으로 청량리~안동 구간에 신형 KTX이음이 도입되면서 이동 시간이 기존 3시간 30분대에서 2시간대로 단축됐다. 복선철도가 완전 개통되는 10월에는 1시간 20분대로 단축되면서 서울과 접근성이 대폭 개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