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이어 농심도 "라면값 인상"…정부, 서민물가 관리 비상등
2021-07-30 04:00
신라면 등 라면 전제품 가격 평균 6.8% 인상…4년 8개월만
원재료값·인건비 상승 원인…삼양식품·팔도, 가격인상 검토
원재료값·인건비 상승 원인…삼양식품·팔도, 가격인상 검토
국내 라면 업계 1위 농심이 29일 라면 가격을 전격 인상하기로 했다. 경쟁업체 오뚜기의 라면값 인상 발표 이후 2주 만이다.
정부가 이달 초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과도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차단에 적극 나서겠다고 거듭 강조한 것과 정반대의 행보다. 선두 업체들이 나서자 삼양식품과 팔도 등도 라면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라면 가격이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우유와 과자 가격 인상도 예고돼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7.6%, 안성탕면 6.1%, 육개장사발면 4.4%다. 현재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67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736원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팜유와 밀가루 등 라면의 주요 원자재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판매관리비 등 제반 경영비용의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과도한 물가상승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서민 생활 안정과 과도한 인플레이션 기대 차단을 위해 선제적인 대응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차관은 “하반기에도 품목별·시기별 맞춤형 대응 방안을 마련해 연간 물가가 2% 이내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8월부터 라면·과자·우유 줄줄이 인상
라면업계는 그간 원자재가격의 인상 속에서도 정부와 소비자의 눈치를 보며 가격 인상을 미뤄왔다. 라면은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반감이 상당하다. 또 소비자 물가지수 산정에 반영되는 품목이기도 하다. 오뚜기는 지난 2월 진라면 가격을 9% 인상하려다 반대 여론에 부딪혀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오뚜기와 농심이 차례로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다른 업체들도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뚜기의 라면 가격 인상으로 주요 식품 업체들의 전방위적인 가격 인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라면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며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팔도 관계자 역시 “라면 가격 인상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라면과 함께 과자 가격도 오른다. 해태제과가 다음 달부터 홈런볼 등 5개 제품 가격을 10.8% 인상하기로 했다. 다른 제과 업체들도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우윳값도 오를 전망이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우유 원재료인 원유 가격이 8월 1일부터 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3% 오른다. 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 상승으로 우유를 재료로 사용하는 버터, 커피, 빵, 아이스크림 등의 제품 가격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