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100℃] 4단계 발효에 수도권 떠나는 골퍼들…정부 방역지침 강화해야
2021-07-13 17:14
스포츠가 끓어오르는 100℃
수도권 근교 '골프장 예약' 50%↑·'확진자 두 배'↑
수도권 근교 '골프장 예약' 50%↑·'확진자 두 배'↑
배포된 문건에 따르면, 시행 지역은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이고, 기간은 지난 12일부터 오는 25일까지 2주간이다.
준수사항의 핵심은 운영 시간이다. 오후 6시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이전에는 캐디를 제외하고 4인 모임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후다. 이후에는 가능 인원이 두 명으로 줄어든다. 시간제한은 없으나, 음식점은 오후 10시까지다. 백신 접종을 한 사람도 인원수에 포함된다.
목욕 시설과 관련해서는 8㎡(2.42평)당 한 명으로 제한된다.
오후 6시를 기점으로 기준이 생긴 수도권 골프장들은 각기 다른 방법을 내놨다. 대다수의 골프장은 오후 6시 이전에 종료된다. 마지막 팀의 출발 시간은 평균 오후 12시 30분이다. 18홀을 도는 데 5시간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오후 5시 30분에 마치고, 오후 6시에 골프장을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몇몇 골프장은 오후 1시 이후에도 팀을 받았다. 이 팀들은 잔여 홀을 남겨야 한다. 잔여 홀은 홀별 정산된다. 오후 6시까지 손님을 받겠다는 의미에서다.
캐디들은 똑같이 18홀을 돌지만, 적은 돈을 받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한 골프장은 저렴한 가격의 마샬 캐디 제도를 3부에 적용했다. 또 인천에 위치한 한 골프장은 캐디피는 그대로 받고, 카트비를 할인해줬다.
수도권 골프장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예약자에게 해당 내용을 알리는 문자(수도권 4단계 발효 관련)를 보냈다. 수신 이후 10~30%의 예약이 취소됐다. 정부의 지침을 따를 뿐이다. 매출 하락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수도권 골프장 예약을 취소한 골퍼들이 비수도권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 인근에 위치한 강원·충청 지역은 수도권 4단계 발효 이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평균 10팀 정도 비었던 예약이 가득 찼다"고 설명했다.
골프 예약 전문 회사 XGOLF 관계자는 "4단계 발표 전에는 취소율이 6%였지만, 현재 취소율이 20% 이상에 육박하고 있다"며 "반면, 수도권과 경계에 위치한 충청과 강원 지역 골프장 예약률이 폭증하고 있다. 전년 대비 50%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거주하는 기자는 수도권과 경계에 있는 비수도권 골프장에 전화를 걸어 확인해봤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이곳은 비수도권이라 서울 시민이라도 오후 6시 넘어서도 골프를 칠 수 있다"고 답했지만, 다른 골프장 관계자는 "수도권에 4단계가 발효된 상황이다. 서울 시민이시면 예약 취소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두 골프장의 거리는 단 1km였다. 1km 사이지만, 다른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 방역 지침이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골프장은 다른 업종에 비해 코로나19 확진자가 적게 나오지만, 골퍼들의 동선은 광역적이다. 코로나19에 확진된 골퍼가 비수도권으로 향한다면 전국 확산은 불 보듯 뻔하다.
이날 발표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7월 12일 기준)는 서울 417명, 경기 318명, 인천 71명으로 수도권에서만 806명이 나왔다.
수도권과 경계에 위치한 충남은 36명, 충북은 8명, 강원은 19명으로 총 63명이 확진됐다.
문제는 수도권 4단계 발표 직후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발표 전인 지난 7일 충남 16명, 충북 5명, 강원 12명 등 총 33명이 확진됐지만, 발표 후인 이날은 63명으로 약 두 배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