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요양병원 부정수급’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前검찰총장 장모 최모씨에게 징역 3년형을 구형했다. 31일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정성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의료법 위반 등에 대한 2차 공판에서 검찰은 최씨가 ‘사무장 병원’(의료인이 아닌데도 병원을 차려 수익을 얻는 의료법 위반 행위)에 대한 범죄로 실형을 선고 받았던 주모씨·구모씨 등과 공범관계에 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이날 검찰은 의견진술에서 “피고인(최씨)의 공범인 주모씨와 구모씨에 대해 쟁점이 있었고, 실형이 대법원에서 확인됐다”며 피고인 또한 이들과의 공범으로서 의료법 및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에 해당하는 처벌을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이들과 범죄를 공모했다는 근거로 △구씨 등과 공동으로 병원 건물을 매수 △피고인과 공동운영인의 이름을 따 법인의 이름을 ‘승은 의료재단’으로 제정 △피고인의 사위 유모씨를 병원 행정원장으로 임명 △엑스레이와 같은 병원 자재 구입에 관여 등을 제시했 내용했가. 그러면서 “요양병원 개설 초기에는 최씨가 (다른 공범인) 구씨보다도 관여정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검찰은 재판부에 “피고인이 △구씨와는 달리 초기 금액을 상당히 회수한 점 △요양병원 설립 및 개설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점 △책임을 회피하고자 공범들로부터 자신은 책임없다는 책임면제각서를 받은 점 △공범들의 범행을 제지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달라”며 “피고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역할과 공범들의 관계에 대한 증거관계는 자세한 의견서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이 재판이 지닌 정치적인 음모를 지적해야 한다고 맞섰다. 그는 의견진술에서 “이 사건은 단순 형사사건으로 취급하지 못했다”며, “2020년 4월 최강욱, 황희석 등이 떠들썩하게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이 재판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그는 “(당시는) 채널A기자·한명숙·라임옵티머스 등 정치세력이 전 검찰총장(윤석열)을 공격 개시하던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등이 접수한 고발장에 대해 “법률가들이 쓴 게 맞냐 싶을 정도”로 의구심이 들었다며, 정치적 상황이 아니었다면 충분히 각하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검중수부과장이었던 피고인의 사위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얘기”라며 당시 윤 전 총장은 “지방으로 유배다니고 있던 앞날이 끝난 검찰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부는 판결 막바지에 피고인에게 자신의 입장을 진술하도록 요청했다. 재판부의 지시에 따라 보라색 모자를 벗고 발언에 나선 최씨는 “저는 어리둥절해서 잘 모르겠다”며 “저는 나이도 있고 옛날 사람이기에 (주씨가) 사정해서 돈 2억 꿔준 것 이외에는 관여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찰 조사에 가보니까 (주씨가) 도장 수십개로 제 것을 지가 찍고 그랬다”며 “판사님이 그런 거를 잘 살펴달라. 제가 무슨 의료행위라든지 이런 거에 대해서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재판장은 판결 종료 직전, 지난번 증인으로 출석했으며 피고인의 부동산 업무를 중개했던 김모씨에 대한 질의를 했다. 피고인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최씨가 그는 “지인”이라고 답하자, 재판장은 “그 증인 말고 다른 사람에게 ‘돈 심부름’을 시킨 적이 있냐”고 물었다. 피고인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장은 판결을 종결하겠다며, 다음 재판 기일을 확정했다. 지난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김모씨는 그의 딸인 김건희씨의 대학원 동기이자, 피고인의 돈 심부름을 하는 관계로 밝혀졌다. 

다음 재판은 7월 2일 오전 10시 40분에 개정되고, 이날 최씨에 대한 판결 선고가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