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카드, 신용판매 점유율도 4위로 하락

2021-03-31 19:00
작년 4분기 취급액 857억원 줄어든 21조9211억
히트상품 부족…상위 4개사 중 유일한 역성장

[사진=아주경제DB]


KB국민카드가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개인카드 이용액이 줄어든 동시에, 개인회원 시장에서 현대카드에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영업이 근간인 신용카드 시장에서 국민카드 경쟁력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상위 4개사 중 유일한 '역성장'··· 시장점유율 '3→4위' 하락
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민카드의 개인 신용판매(일시불+할부) 취급액은 21조921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57억원 감소했다. 상위 4개사(신한·삼성·국민·현대) 가운데 유일한 '역성장'이다. 또 비씨카드를 제외하고 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전업계 7개사 체계가 형성된 2015년 이후, 국민카드의 4분기 취급액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인카드 사용액은 보통 1분기에 감소하고 연말인 4분기에는 증가한다. 7개사 전체 취급액도 지난해 3분기 125조3852억원에서 4분기 126조4015억원으로 1조원 이상 늘어났다.

국민카드는 개인회원 시장에서 시장점유율(MS)도 4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4분기 7개 카드사 MS를 보면 △신한 22.30% △삼성 18.58% △현대 17.69% △국민 17.34% △롯데 9.79% △우리 7.47% △하나 6.83% 순이다. 국민카드는 2017년 4분기 3위에 올라선 후 3년간 자리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4분기 취급액이 줄어들며 3위 자리를 현대카드에 내줬다.
 
마케팅 전략 실패··· 미래 경쟁력 타격 불가피
계절적 요인 및 세금 이슈 등으로 변동성이 큰 법인시장과 달리, 개인시장은 '충성고객'이 많아 MS에 큰 변화가 없는 편이다. 카드사들도 개인고객을 묶어두는 '록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업계가 이번 국민카드의 실질적인 성적표에 주목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국민카드가 소비자를 유인할 만한 마케팅을 내놓지 못한 결과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경쟁사들은 몇해 전부터 'CEO 카드',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등을 선보이며 고객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2019년 코스트코 제휴 카드 독점권을 따냈고, 이후 스타벅스·대한항공·배달의민족 등과 제휴하며 신규 고객만 60만명 이상 추가 확보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취임 직후 '딥 카드' 제작 및 브랜드화에 나섰고, '딥' 시리즈는 현재까지 760만좌 이상 발급됐다.

이에 반해 국민카드는 이렇다 할 '히트 상품'을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체크카드 시장에서 '노리카드'를 브랜드화하는 데 그쳤다. PLCC는 올해 들어서야 제작하기 시작했다.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카드 내부 한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나 KB캐피탈과 연계 영업하기보다 카드 직원들이 직접 자동차 딜러를 찾아다니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 개인 취급액이 4분기에 감소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카드사로서 가장 중요한 개인회원 시장을 사수하는 데는 실패해 미래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