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재산 절반 기부' 선언한 김범수 카카오 의장, 더기빙플레지에 공식 서약

2021-03-16 10:59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이어 두 번째 한국인 기부자
사회문제 해결 혁신가 지원, 교육, 빈부 격차 해소 노력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힌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기부 서약서를 16일 작성했다. 김 의장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환원을 서약한 더기빙플레지에 220번째이자,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는 혁신가를 발굴·지원하고, 빈부 격차로 인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데 재산을 쓰겠다고 밝혔다.

더기빙플레지는 2010년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그의 아내 멀린다 게이츠,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 환원을 서약하며 시작한 자발적 기부운동이다. 현재 25개국의 220명이 서약했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등이 서약에 참여했다. 한국인으로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에 이어 두 번째다.

김 의장은 서약서에서 "1995년 마이크로소프트 창립 20주년 특집 기사를 보고 창업의 꿈을 키웠던 청년이 이제 기빙플레지 서약을 앞두고 있다. 기사를 처음 접했던 때만큼이나 설렘을 느낀다"며 "저와 제 아내는 오늘 이 서약을 통해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려고 하며, 자녀들과 오랜 시간 동안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 나눴던 여러 주제 가운데 사회문제 해결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부터 기부금을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사진=카카오 제공]


이어 김 의장은 "서약을 시작으로 우리 부부는 기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려 한다"며 "사회적 기업이나 재단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100명의 혁신가를 발굴해 지원하고, 미래 교육 시스템에 대한 적절한 대안도 찾으며, 빈부 격차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고자 노력하고, 아프고 힘든 이들을 돕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지난달 8일 사내 전직원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를 통해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과 그의 법인이 보유한 주식으로만 최소 5조원 이상을 기부한다.

김 의장은 지난달 25일엔 사내 간담회를 통해 빌 게이츠의 사회공헌 방식을 롤모델로 꼽으며,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 '디지털 교육 격차 등으로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 '인공지능(AI) 인재'를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올해부터 기부금을 1년에 수천억원씩 사용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문제해결에 나서고 싶다”며 “검증 없이 자유롭게 여러 시도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나왔으면 한다. 100명의 CEO(최고경영자)들의 역할처럼 100개의 프로젝트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봉진 의장도 더기빙플레지에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서약했다. 그는 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을 하는 데 재산을 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