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100℃] 도마 오른 학교 폭력...윤리센터는 지지부진·체육회는 묵묵부답

2021-02-17 00: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프로배구단 흥국생명 소속 쌍둥이 자매(이재영·이다영)가 화제다. 김연경(33)과 이다영(25)의 불화설로 시작해 극단적 선택 시도, '학교 폭력' 폭로, 인스타그램 언팔로까지. 양파처럼 한 꺼풀 벗길 때마다 새로운 사실이 툭툭 튀어나온다.

사건이 커지게 된 계기는 '학교 폭력' 폭로다. 중학교 시절 두 사람이 학생들을 괴롭혔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一波萬波)로 커졌다.

결국 두 사람은 방송가, 소속팀, 대한배구협회의 외면을 받았다.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두 사람의 모습을 더는 찾아볼 수가 없다. 기아자동차 광고에서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이 소속된 흥국생명은 '무기한 출장 정지', 대한배구협회는 '국가대표 무기한 박탈' 징계를 내렸다.

이러한 결정에도 누리꾼들은 화가 풀리지 않았다. '출장 정지', '무기한 박탈'이 아닌 '영구 제명'을 외쳤다.

대한배구협회는 두 사람의 모친인 김경희(45·전 농구선수)에게 수여한 '장한 어버이상'을 취소했다.

어린 날의 실수가 철퇴가 되어 돌아온 셈이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16일 "학교 운동부 징계 이력을 통합 관리하겠다"고 나섰다.

이 사건은 인스타그램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서 도마 위에 올랐다.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의 경우에도 한 국회의원이 나섰기 때문에 세상에 드러났고,  오는 19일 '최숙현법' 시행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대한체육회, 해당 협회, 스포츠윤리센터를 통해 이러한 (성)폭력 사건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체육회는 여전히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6)은 당선 직후 '스포츠 인권 존중'을 내세웠다. 그러나, 40대에 이어 41대에서도 묵묵부답이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스포츠윤리센터는 사건 해결이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9월 스포츠윤리센터를 통해 신고가 접수된 강원체중·고 양궁부 학교 폭력 사건의 경우,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

양궁부에 소속된 한 중학생이 다수의 고등학교 양궁부 학생들에게 구타를 당한 사건이다. 이들은 7개월째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은 소년부로 송치됐지만, 스포츠윤리센터는 만나기로 했던 중학생의 학부모 A씨와의 약속을 어기고 미루었다. '바쁘다'는 이유에서다. 현재는 오히려 대한양궁협회가 "필요한 부분 있으면 연락 달라"며 A씨를 안심시키고 있다.

이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스포츠계 (성)폭력은 여전히 묵묵부답이고, 지지부진하다. 대한체육회와 스포츠윤리센터는 정확한 기준을 마련해 강력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 보여주기식 처벌에 그칠 게 아니라, 학교 폭력 등 '폭력'에 경종을 울릴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