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대책 나왔는데…서울·경기 아파트 전셋값 고공행진

2021-02-04 14:29
2월 첫째 주 전셋값…서울(0.12%→0.11%)은 축소, 수도권(0.22%→0.23%)은 확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정부가 역대급 규모의 공급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은 여전히 극심한 전세난으로 인해 전셋값이 고공행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곳곳은 여전히 전세 품귀현상으로 호가가 치솟는 상태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는 지난달 19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온 매물을 보면 호가는 20억원에 달하는 상태다. 

성동구 성수1동 '트리마제' 전용 85㎡ 전셋값은 지난달 14일 19억원을 돌파했으며, 현재 해당 주택형의 호가는 2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6월까지는 15억원에도 거래가 이뤄졌으나, 반년 사이에 5억원 가까이 치솟은 셈이다. 

작년 말 부동산 시장이 폭등하면서 서울 전용 84㎡ 전셋값은 20억원을 훌쩍 넘겼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 2단지'는 지난해 10월 20억2000만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비싼 전셋값을 기록했다. 

이른바 '아리팍'으로 불리는 서초구 대장주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와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신반포팰리스'도 작년말 각각 20억원에 전세 계약됐다. 

중저가 단지가 몰린 지역의 전셋값 상승도 특히 두드러진다. 한때 '베드타운'의 대명사로 불렸던 노원구의 전셋값 역시 8억원 이상으로 치솟았다. 중계동 '건영3차' 아파트 전용 84㎡는 작년 12월 보증금 8억5000만원에 전세계약됐다. 인근의 '청구3차' 같은 평형 역시 8억3500만원에 전세로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마지막으로 전용 84㎡ 매맷값이 10억원을 넘어선 도봉구의 해당 평수 전세가격은 6억원을 넘어섰다. 창동 '북한산 아이파크'는 작년 12월 6억5000만원에, 방학동 '대상타운현대'는 작년11월 6억원에 각각 전세계약됐다. 

경기 지역 전용 84㎡ 전셋값도 10억원 이상을 호가한다.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판교원9단지한림풀에버'는 지난 12월 13억5000만원으로 경기도 전셋값 최고치를 찍었다. 또 분당구 백현동 '분당풀에버'와 분당구 정자동 '백현7단지휴먼시아'도 각각 지난 11월과 9월 12억원으로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다만 최근 통계에서는 서울 전셋값 상승 폭이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2월 첫째 주(1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서울 전세가격 변동률은 지난주 0.12%에서 이번 주 0.11%로 상승 폭이 줄었다. 반면 수도권(0.22%→0.23%)과 지방(0.24%→0.25%)은 상승 폭이 확대됐다. 

양지영 R&C 연구소 소장은 "지난해부터 서울 전셋값이 과도하게 올라서 상승 폭이 둔화된 부분이 있다. 들어갈 수 있는 수요자도 많지 않기 때문에 집주인 입장에서도 좋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번 대책 이후로 청약 대기자가 발생하고 재건축이 탄력 받을 경우, 이주 수요가 발생해 전세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