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소통법]⑤ 방송의 한부분...책임감 있게 즐기는 '랜선 관객'

2020-11-06 08:00
생중계 함께하는 자발적 관객들...시상식의 긴장과 환희 같이해

‘21C한국음악프로젝트’ 생중계에 참가한 '랜선 관객'들. [사진=‘21C한국음악프로젝트’ 영상 캡처]

 
올해 초 창궐한 코로나19는 소통 방식에도 큰 변화를 안겼다. 유례없는 바이러스 확산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상을 살아내고 있다.

우리는 단절 속에서 새로운 소통법을 터득했다. 넷플릭스 등 OTT 이용에 의지하기 시작했고, 여행도 ‘랜선’과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즐기며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고 있다. 틱톡 등 새로운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수행하는 각종 챌린지도 마찬가지다. 비대면 공간 속에서 이뤄지는 새로운 사회화 방법, 위드코로나(With corona) 시대에 우리가 걷기 시작한 길이다. <편집자 주>


국악방송이 마련한 경연대회인 ‘21C한국음악프로젝트’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랜선 관객’들은 무대의 주인공 중 하나였다. 3시간여 동안 진행된 경연대회와 시상식을 끝까지 함께했고, 대형 엘이디(LED) 화면을 통해 방송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0일 열린 ‘21C한국음악프로젝트’는 온라인을 통해 관객과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잘 보여 줬다.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서 음악인들, 사회자들과 소통하며 축제를 함께 즐겼다. 비대면을 일컫는 ‘언택트’(Untact)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더한 개념인 ‘온택트’(Ontact)가 와닿았다.

국악방송은 사전에 본선에 진출한 젊은 국악인 10팀의 무대와 공연을 관람할 랜선 관객을 선착순으로 100명 모집했다.

국악방송 관계자는 5일 “사전에 150분 동안 자리를 지켜주실 분들이 신청해달라고 안내했다”고 귀띔했다.

자신의 얼굴이 방송에 나가는 것은 분명 흔하지 않은 새로운 경험이다. ‘랜선 관객’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안방 방구석 1열’을 지켰다. 플래카드 등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고, 타 팀의 노래를 들으며 음악 경연대회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대형 엘이디 화면을 통한 관객들의 참여는 시상식 때 더욱 빛났다. 객석 대신 화면에 자리 잡은 관객들은 우승 후보들과 함께 숨죽이며 긴장된 순간을 함께했다. 시상 때 수상자들은 실시간으로 관객들에게 축하 받는 기분을 느꼈다.

국악방송 관계자는 “시상식 때 관객이 없는 상황이 걱정됐다”며 “주어진 상황 안에서 최선을 다해 공연을 기획하려고 노력했다. 안전하면서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광흥당에서 연주 중인 양성원.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코로나19로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온라인 콘텐츠는 음악인들에게도 새로운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마포문화재단(대표이사 송제용)은 제5회 마포 M 클래식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마포6경 클래식’ 영상 시리즈 8편을 공개했다. 

클래식 연주자들이 난지천공원, 하늘공원, 홍대거리 등 마포의 아름다운 장소에서 들려주는 음악은 청중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전한다. 

연주자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다. 첼리스트 양성원은 조선시대 서강 항구의 수호신을 받들어 선원들의 안전한 귀향을 빌던 공민왕 사당이 있는 광흥당에서 아름다운 첼로 선율을 선사했다.

양성원은 “광흥당이라는 굉장히 아름다운 곳, 조선 때부터 내려오던 뜻깊은 장소에서 300년 전부터 불멸의 명곡인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연주한다는 것, 그리고 이것을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즐길 수 있다는 게 바로 21세기 현주소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