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광우병 촛불집회 단체, 손해배상 안해도 된다”... 정부 패소 확정

2020-07-09 21:07

정부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촛불집회를 주최한 시민단체들과 벌인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소송이 제기된지 12년만이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민유숙)는 “정부가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한 단체와 핵심 간부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2008년 5월부터 8월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및 정부 협상 태도에 불만을 표출하는 집회·시위가 계속됐다.

정부는 지난 2008년 7월 “집회 참가자들이 도로행진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이 발생하여 경찰관들에게 상해를 가하고, 경찰버스와 경찰장비를 망가뜨려 손해가 발생했다”며 국민대책회의, 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 등 3개 단체와 간부 13명을 상대로 약 5억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원심은 “피고들이 이 사건 집회․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행위에 직접 가담하였거나 폭력 시위자를 지휘하였다는 사실, 피고들이 폭력 시위자와 공모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또 “피고들의 집회‧시위의 주최행위와 일부 시위자의 일탈행위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한 증명이 부족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도 “이 사건 집회·시위는 주최자인 피고들이 집회의 전체 과정을 지배, 통제할 수 없었고, 참가자들도 피고들의 지휘에 따라 참가한 것이 아니다”고 전제한 뒤 “공동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이 인정되려면 개별 폭력행위와 피고들의 행위의 관련성 및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는데도, 이를 알 수 있는 증거가 없다”며 피고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광우병감시행동,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는 "사회사적으로 촛불 항쟁에 대한 사법적 정당성을 확인했다고 정리할 수 있다"며 9일 오전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또 피고 측 소송을 대리한 김남근 변호사는 "국가와 대기업 등 권력자들이 집회의 비판행위를 봉쇄하기 위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남용하고 있는데 이런 소송은 바로 각하시킬 수 있도록 입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