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 시장에 뛰어든 중국 IT공룡들...양회도 화상회의로 열리나?

2020-04-21 15:32
알리바바, 화상회의 플랫폼 출시...대규모 투자 예고
텐센트, UN 75주년 기념행사 글로벌 협력사로 선정

'중국수출입상품교역전(캔톤 페어)', '아세안 정상회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세계적인 행사에 공통점이 있다. 바로 올해 화상으로 회의 및 행사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이에 중국 인터넷 공룡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화상회의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중국 뉴스 포털 제몐(界面)에 따르면 알리바바그룹 클라우드 자회사인 알리클라우드(알리윈)는 최근 화상회의 전문 소프트웨어 '알리윈미팅'을 내놓으면서 화상회의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알리바바는 "시기가 시기인 만큼, 코로나19 사태 동안 알리윈미팅을 기업에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라면서 "알리윈미팅은 기존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 '딩딩(釘釘)'과 달리 원격근무, 화상회의 등에 최적화돼 있어 더 나은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리바바가 화상회의 전문 플랫폼을 내놓은 것은 코로나19로 화상회의나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쓰는 기업들이 급증하는 상황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알리바바는 코로나19 확산 속에 수요가 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 카드도 꺼내 들었다. 지난 20일 앞으로 3년간 클라우드 인프라 및 기반 기술 강화에 280억 달러(약 35조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사진=알리윈미팅 캡처]
 

이는 사실상 화상회의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텐센트(騰迅·텅쉰)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사태 속 텐센트는 화상회의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근엔 유엔(UN)이 75주년 기념행사를 여는데 텐센트가 글로벌 협력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유엔 창립 행사 때 텐센트미팅, 기업용 위챗 메신저, 텐센트 실시간 동시통역 등 텐센트 서비스가 사용된다.

텐센트의 화상회의 플랫폼인 텐센트미팅은 출시한 지 5개월 만에 이미 하루 활성 사용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텐센트미팅은 최대 300명이 참여하는 회의를 지원할 수 있어 최근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화상회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은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행사가 중국 인터넷 과학기술 기업의 기술로 진행된다는 점은 매우 의미가 깊다"며 "중국의 AI 기술이 보아오포럼, 세계경제포럼 등 국제적인 회의와 협력 이후 또다시 국제무대에 부름을 받은 것"이라면서 중국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에 힘입어 텐센트는 지난달 텐센트미팅의 해외 버전인 '부브 미팅'도 출시했다. 부브 미팅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 태국, 일본, 홍콩 및 마카오를 포함해 전 세계 100개가 넘는 국가와 지역의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졌던 중국의 연중 최대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화상회의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애초 전인대와 정협은 지난달 5일과 3일에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연기됐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연기된 건 문화대혁명 이후 4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시 양회를 언제 개최할지 구체적인 날짜는 발표되지 않았다.

앞서 17일 홍콩 명보는 양회가 5월 말에서 6월 초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며,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양회 개최 날짜가 결정·발표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인대 규정에 따르면 전인대 상무위는 전인대 개최 한 달 전에 대표들에게 회의 개최 일정, 토론 주제 등을 통보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