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코로나19 공포에 가짜뉴스 '인포데믹' 확산…무더기 확진 유발

2020-03-17 19:01
소금물 뿌려 예방하려다 집단 감염 사태…5만원권 전자레인지 돌리다 불타
해외서는 휴지 사재기 극성…몸싸움·무장강도까지
"불확실한 상황서 비합리적인 선택…팩트체크 필요"

코로나19 관련 인포데믹(infodemic) 현상이 급증하면서  또 다른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최근 성남 은혜의 강 교회에서 발생한 집단감염도 인포데믹이 빌미가 됐다. 인포데믹은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ndemic)의 합성어로, 잘못된 정보가 전염병처럼 미디어,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도로 전파된다는 의미다.

이들은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신도들끼리 코로나19 예방 행위를 벌였다. 특히 지난 1일과 8일 예배를 강행하며 소독을 이유로 참석 신도들의 입에 분무기를 이용해 소금물을 뿌렸다. 결국 17일 오후 기준 은혜의 강 교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만 모두 54명이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전날 "교회 CCTV에 이런 모습이 잡혔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로 인한 '인포데믹' 현상"이라며 "예배 참석자 중에 확진자가 있었고 확진자한테 쓰인 분무기를 소독하지 않고 계속 뿌렸기 때문에 사실상 직접적인 접촉과 다름없다고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포항에서는 한 시민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5만원권 36장(180만원)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다가 지폐가 불타는 사건이 일어났다. 전자레인지로 가열해 바이러스를 살균하려고 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소독 효과는 불분명한 데다 화재 위험만 커지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코밑이나 입술 등에 특정 연고를 바르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거나, 중국 상하이시 당국이 마늘 섭취를 권했다는 거짓 정보가 사회관계망(SNS)·메신저 등을 통해 전파되기도 했다.

인포데믹은 바다를 건너서까지 맹위를 떨친다.

최근 일본, 미국, 호주 등 세계 곳곳에서는 '휴지 사재기'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AFP 통신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7일 호주의 한 대형 슈퍼마켓에서 휴지를 사기 위해 시민들이 몸싸움을 벌인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졌다고 소개했다. 지난달 홍콩에서는 무장강도들이 두루마리 휴지를 훔치려 했고, 일본에서는 화장실 휴지 도둑이 빈번하다.

최근 일본에서 SNS를 통해 마스크와 휴지 원재료가 같다거나, 중국에서 휴지 원자재 수입이 끊겼다 등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비합리적인 정보에 의존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을 불안감으로 파악한다. 치료제도 없는 신종 감염병을 마주한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개인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도를 동원하는 것이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불확실하고 통제할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기존에 알고 있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미신이나 민간요법 등에 기대게 된다"며 "개인 입장에서는 해당 방법이 효과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버리지 못하고, 그것이라도 해야 한다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현상을 막기는 어렵다. 팩트체크를 통해 어떤 정보는 도움이 되고, 어떤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