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외교부, 미국·이란 상황 예의주시…“교민 안전 최우선”

2020-01-08 13:07
피해 규모 등 현황 파악…단계별 대응책 협의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제거와 이란의 미군 기지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양국 간 전면전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청와대와 외교부가 관련 동향을 파악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8일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이란 상황과 관련해 교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외교부가 중심이 돼 현지 당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청와대는 현재 상황을 시시각각 보고받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현지 한국 국민과 기업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중동이 한국의 원유·액화천연가스(LNG)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그 영향을 최소화하고 인근을 운항하는 선박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외교부도 현재 가동되고 있는 대책반을 통해 추가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외교부는 이날 “이란의 미군 기지 등에 대한 공격과 관련해 지난 5일 출범한 외교부 내 조세영 1차관 주재 대책반이 가동되고 있다”면서 “피해 규모 등 공격 관련 사항 파악과 함께 추가 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고 밝혔다.

대책반은 조 차관을 중심으로 유관 실·국 간부들로 구성돼 있다. 대책반은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해외안전지킴센터를 중심으로 본부와 공관간 24시간 긴급 상황대응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6일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데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지역 정세 안정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미국은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의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폭사시켰다.

이에 반발한 이란은 8일(현지시간) 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일촉즉발의 긴장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현지시간 8일로 예정된 한미일 안보 고위급 협의가 취소 또는 연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아직 특별한 일정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일정에 변동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고위급 협의 참석 차 전날 미국으로 향했고, 카운터파트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만나 대북 대응책을 논의한다.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인 거셈 솔레이마니의 고향 케르만의 주민들이 7일(현지시간) 치러진 그의 장례식에 모여든 가운데 운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케르만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