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불확실성 '최고조'···이재용 사내이사 물러난다

2019-10-05 15:36
미래먹거리 발굴 등 총수 역할은 계속
오는 25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오는 25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앞두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내 등기이사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는 배경에는 국정농단 관련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반도체 다운턴(하락국면), 국정농단 재판까지 삼성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26일까지 이사회나 임시 주주총회를 열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사내이사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물러날 것이라는 의미다.

이 부회장은 2016년 9월 12일 이사회를 거쳐 45일 뒤인 10월 27일 임시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됐는데 상법상 이사 임기는 3년을 초과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임기는 26일로 만료된다.

상법에 따르면 기존 사내이사 임기를 연장하기 위해서는 주주총회를 열어야 하는데, 최소 2주 전에 소집 공고를 내야 한다. 이에 따라 늦어도 11일 전에는 소집을 통지해야 하지만 삼성전자는 주총을 열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부회장은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더라도 그 자리를 채우지 않고 부회장직을 계속 수행하며 신사업 발굴과 대규모 투자 결정, 미래 먹거리 육성 등에 집중해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해 나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25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구속됐으나, 지난해 2월 2심에서 삼성의 승마지원 용역대금(36억원)만 유죄 판단을 받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최근 삼성의 국내외 사업장을 직접 돌아보며 사업 전반을 챙겨왔다"며 "사내이사를 연임하지 않더라도 기업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총수의 역할은 이어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은 삼성물산이 건설 중이다. [사진=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