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토요일' 여야, 서초동·광화문 집회서 '조국 대전' 연장전
2019-10-03 00:00
개천절을 맞은 3일부터 주말까지 서울 도심권 일대가 집회의 장으로 전락할 전망이다. 여야는 국회를 벗어나 집회를 열고 이른바 '조국 대전'을 이어갈 양상이다.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야권은 '문재인 정권 흔들기'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시민들을 등에 업고 방어 태세에 돌입했다.
한국당과 보수 표방 단체들로 구성된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서는 대규모 조국 법무부 장관 반대 집회를 연다. 광화문, 대한문, 서울역 등에서 오후 1시까지 개별대회를 마친 뒤 연합 집회를 열고 청와대, 세종로, 사직로 등으로 행진한다.
이들은 조 장관이 수사 개입을 통해 법치주의와 헌법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조 장관의 퇴진을 촉구할 방침이다. 이날은 태풍 '미탁'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최 측에서는 100만∼15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오후 6시부터는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학생 연합집회가 열린다.
지난달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에서 개별적으로 열리던 촛불집회가 처음으로 연합 집회 형식으로 개최된다.
이들 3개 대학과 단국대, 부산대 등 여러 대학 학생들이 주축이 돼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나 서울대 집회 추진위원회는 연합 집행부와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연합 집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대 추진위는 대신 같은 날 광화문에서 범보수 진영이 개최하는 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경찰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는 오는 5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서초역 사거리에서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를 연다. 조 장관 지지층이 중심이 된 이 단체가 지난달 21일, 28일에 이어 세 번째로 여는 주말 집회다.
민주당도 검찰개혁 집회에 예상을 훨씬 웃도는 인원이 집결해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우회적으로 집회를 지지하던 당은 이제 대놓고 집회를 지지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참가 의사를 대놓고
이해찬 대표는 2일 "토요일 집회는, '지못미'(지키지 못해 미안하다)라고 했는데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2016년 광화문 촛불혁명의 승리 두 가지가 같이 곁들여진 성격"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시민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강력한 염원이 담긴 집회로, 검찰을 올바른 길로 이끄는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전날 당은 검찰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과 관련해 입법 없이도 추진할 수 있는 시행령과 내규 등 정부 내 조치를 통한 검찰 개혁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치권은 검찰개혁 집회 참여 인원을 두고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주최 측은 지난 주에는 200만명이 모였다고 추산했지만, 한국당 등은 지난주 집회 개최지 면적을 고려할 때 집회 참가자는 5만명 정도에 불과하다며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주최 측이 인원을 부풀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같은 날 저녁 인근에서 열린 서초구 서리풀 축제 폐막행사 참가자들도 집회 인원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최 측은 부산, 대구, 광주, 충주 등 지방에서 버스를 대절해 단체로 상경하려는 참가자들도 나타나고 있으며, 지난주 집회 인원 논란으로 오히려 참가자가 늘어 200만∼3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이번 집회 인원이 얼마나 모일 지에 눈길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