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스타’ 케빈 나 “부담되는 한국오픈, 언젠간 우승하고파”

2019-06-20 17:08
한국오픈 첫날 3언더파 선두권 출발
韓후배들에게 열린 넉넉한 PGA 선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케빈 나(한국명 나상욱)가 1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케빈 나의 위상은 사뭇 달라져 있었다. 그사이 PGA 투어에서 거둔 우승만 2회다. 케빈 나는 지난해 7월 밀리터리 트리뷰트 정상에 오른 뒤 지난달 27일 찰스 슈왑 챌린지에서 PGA 투어 통산 3승을 수확했다.
 

[밝은 표정의 케빈 나. 사진=한국오픈조직위원회 제공]


금의환향한 케빈 나는 20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코오롱 제62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첫날 “1년 만에 다시 왔는데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부담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케빈 나는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한국오픈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세계랭킹 32위에 올라있다. 이름값도 있지만, 스폰서 대회라서 부담이 더 크다. 하지만 케빈 나는 1라운드에서 무난한 선두권으로 출발했다. 버디를 7개나 잡았고, 보기는 4개로 막아 3언더파 68타를 쳤다. 우승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기분 좋은 출발이다.

지난해 한국오픈 이후 1년 만에 다시 고국 나들이에 나선 케빈 나는 “컨디션도 그린 상태도 좋았다. 퍼팅감이 좋으면 홀컵에 넣을 수 있는 그린 컨디션이라서 버디를 많이 했다”며 “3언더파면 괜찮은 시작”이라고 만족했다. 이어 그는 “아이언 샷이 잘 됐는데, 러프에서 거리 계산을 잘못해 보기를 몇 개 했다”면서도 “부담은 되지만,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웃었다.

케빈 나는 지난해 말 손가락 골절상을 당해 고생했다. 한 달 정도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오히려 휴식이 기회가 됐다. 케빈 나는 “클럽을 다 바꾸고 샷 감을 익히는 과정에 부상을 당해 아쉬웠지만, 돌아보면 잘 쉬었던 것 같다”며 “감을 찾는데 시간은 좀 걸렸지만 매치플레이에서 톱랭커들과 경쟁해 좋은 결과를 내면서 샷 감이 확 올라왔다.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케빈 나는 후배들에게 넉넉한 형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PGA 투어 경험이 풍부해 국내 무대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에게는 이보다 좋은 스승이 없다. 케빈 나도 늘 열린 마음으로 후배들에게 귀를 열어놓고 있다.

케빈 나는 “후배들을 만나 한 마디라도 더 조언하고 칭찬하고 격려하는 게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선수들에게는 항상 문이 열려있다. 이번에도 국가대표 선수들과 시간을 많이 보냈고, 김대현도 웹닷컴 투어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와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선수들 중에 외국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어떤 문제라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며 “가급적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고, 이왕이면 조금 일찍 미국에 와서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투자해야 적응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케빈 나는 내달 북아일랜드 포트러시의 로열 포트러시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에 출전한다. 그는 “코스가 좋아 티샷을 똑바로 치면 멀리 보내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며 “다만 날씨 변수가 많아 햇반과 컵라면을 많이 가져가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며 한국 음식에 대한 애정도 과시했다.

올해 최고의 시즌을 만끽하고 있는 케빈 나의 목표는 한국오픈 우승이다. 그는 “코오롱에서 후원하는 선수가 한국오픈에서 우승한 적이 없는데 언젠가는 내가 깨고 싶다”며 “우승을 못하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돌아가고 싶은 대회”라며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