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가 ‘레이더영상’ 공개 지시…일본 언론들도 비판‧의도성 제기

2018-12-29 13:02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결정으로 ‘레이더영상’이 공개됐다는 일본 언론들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동해 ‘한일 중간수역’에서 조난당한 북한 선박을 구조하기 위해 사용한 한국 구축함의 ‘레이더’가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조준했다며 일본 정부가 ‘레이더 동영상’ 공개를 강행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아베 총리가 ‘레이더 동영상’ 공개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29일 일본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방위성은 한일 군 당국 간 관계를 한층 냉각시킬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영상 공개를 주저했지만, 아베 총리가 톱다운 방식으로 강행했다.

도쿄신문은 영상 공개에 대해 방위성이 ‘한국을 더 반발하게 뿐’이라며 신중론을 폈고, 이와야 방위상도 부정적이었지만 수상의 한마디에 방침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의 영상 공개와 관련해 아베 정권이 국내 여론 대책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한일간 레이더 갈등은 지난 20일 우리 해군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이 당시 동해상에 표류 중인 북한 조난 선박을 구조 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일본은 이 과정에서 한국 측이 상공을 비행하던 해상자위대 P1초계기에 사격통제 레이더를 의도적으로 수차례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사격통제 레이더란 미사일·포탄 공격 타깃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공격의 전제로 간주된다.

한국 군 당국은 광개토대왕함이 조난된 북한 어선을 수색하기 위해 영상 촬영용 광학 카메라를 켰을뿐 우발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사격통제 레이더는 가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은 증거가 있다며 28일 초계가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방위성이 공개한 이 영상은 13분8초 분량으로, 사건 당일인 20일 자위대 초계기 P1이 동해 상공에서 촬영했다.
 

일본 방위성이 공개한 광개토대왕함 레이더 가동 상황 장면.[사진= 일본 방위성 유튜브 캡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