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3단계 연장구간 개통...일대 부동산 "호재 이미 반영...9·13 영향 매수세 주춤"

2018-11-28 15:25

다음달 1일 개통을 앞두고 있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소재의 한성백제역[사진 = 윤지은 기자]


서울시가 총 공사비 1조4015억원을 들여 신설하는 지하철 9호선 3단계 연장구간(종합운동장~중앙보훈병원)이 2009년 12월 착공 후 9년 만인 다음달 1일 개통한다. 이 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신설역사 주변 부동산시장은 보합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이미 개통 소식이 들렸던 몇 년 전부터 가격이 많이 오른데다 9·13 부동산 대책의 여파가 이어져 매수세가 주춤하다는게 일대 중개업소 대표들의 전언이다.

지하철 9호선 3단계 연장구간은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의 종착역인 종합운동장역을 시작으로 총 연장 9.2㎞에 삼전역, 석촌고분역, 석촌역(8호선), 송파나루역, 한성백제역, 올림픽공원역(5호선), 둔촌오륜역, 중앙보훈병원역까지 8개역이 이어진다.

인근에 한성백제역이 세워지는 잠실 헤리츠 오피스텔 옆 J공인중개업소 대표는 "2~3년 전부터 9호선 개통 기대감으로 일대 토지값이 많이 뛰었다. 3.3㎡당 가격이 5000만원정도였다가 현재는 최고 9000만원까지도 간다"면서도 "개통이 가까워지면서 특별한 가격변동이 있는 것은 아니며 오피스텔 가격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2호선 잠실역, 8호선 몽촌토성역, 9호선 한성백제역이 도보권에 있어 '트리플 역세권' 단지로 알려진 잠실 파크리오도 상황은 비슷했다. 파크리오 인근 H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집값이 오르기 시작한 시점부터 9호선 개통 호재는 선반영됐다"며 "9·13 부동산 대책 이후 매매거래는 끊겼지만 그렇다고 호가가 내려가거나 급매가 나오는 상황은 아니다. 집주인들은 예전 가격을 기억하고 있고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아둔 상태라 3~4년정도는 너끈히 버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9호선 개통이 전월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이쪽 전월세시장은 인근 헬리오시티발 입주물량이나 계절적 영향, 혹은 학군에 따라 조정될 뿐 교통이 크게 영향을 주진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송파구와 더불어 신설역사 개통의 수혜지역으로 거론되던 강동구도 9호선 연장 효과를 크게 체감하진 못했다. 당초 강동구 둔촌동은 신설되는 중앙보훈병원역을 통한 강남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중앙보훈병원역에서 올림픽공원역까지 4분, 종합운동장역까지 15분, 고속터미널역까지 24분, 김포공항역까지는 54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중앙보훈병원역이 도보권에 있는 둔촌현대1차 인근의 I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일대 부동산 가격은 9호선이 개통된다는 정부 발표가 있을 때부터 서서히 오르다가 공사가 본격화하고 출구가 생기면서 많이 뛰었다"며 "지난해 7월부터 특히 오르기 시작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잠깐 주춤하다가 다시 올랐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해 7월 이전까지만 해도 5억~5억원 후반대였던 전용면적 84㎡ 가격이 현재는 8억~8억원 후반대정도"라며 "여전히 9호선 연장에 대한 기대감이 있고 관련 문의전화도 간혹 오지만 부동산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거래량이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각각 지하철 2호선, 8호선, 5호선으로 환승이 가능한 종합운동장역, 석촌역, 올림픽공원역 일대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석촌역과 석촌고분역 개통의 호재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헬리오시티 인근의 O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역사 개통 계획은 10년 전부터 그림이 그려지지 않나. 그때부터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며 "특별히 개통 때문에 매매전월세 호가가 오르진 않았다. 거래량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올림픽공원역이 가까이 있는 올림픽선수촌아파트 근처의 H공인중개업소 대표도 "매도자들은 9호선 개통 기대감에 '가격이 올라갈 거 같냐'는 문의전화를 많이 하는데 살 사람들은 개통 때문에 특별히 시장이 나아질 거라고 보지 않는다"며 "매도자들의 기대감이 호가에 반영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호가는 오히려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다음달 1일 개통을 앞둔 지하철 9호선 3단계 연장구간(둔촌오륜역~올림픽공원역)[사진 = 윤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