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완의 국제레이다] 중국 소비·경기 둔화 조짐

2018-08-16 08:35


안녕하십니까 아주 TV '이수완의 국제레이다'입니다.

지난 14일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발표됐는데 좀 실망스럽습니다. 7월 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에 그쳤습니다. 이는 시장 전망치 6.3%를 크게 밑돈 수치입니다. 7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8.8%로 전망치인 9.1%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경기 둔화세가 아직은 심각한 단계가 아니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생산과 소비의 증가울이 여전히 높고 물가도 안정된 수준이라며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수출 감소를 내수 부양을 통해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소비자들은 쉽게 지갑을 열지 못합니다. 급증하는 가계 부채와 주식시장 침체 그리고 불투명한 경기 전망이 소비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중국의 부동산 가격 급등은 주택 담보대출 증가로 이어져 중산층은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율이 무려 20%였는데 개인가처분 소득은 9% 증가에 그쳤습니다.

가계뿐 아니라 기업들의 자금 사정도 녹록지 않습니다. 올해 2분기 말 부실채권(NPL)은 전체 은행 대출의 1.86%로 2009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중국은 그동안 지방 정부와 민간 기업의 과도한 부채가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부채 축소(디레버리징)에 주력해왔습니다. 하지만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대출 규제를 크게 완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위안화의 움직임도 중국 경제의 큰 변수입니다. 터키발(發) 쇼크로 신흥국 통화 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도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무역전쟁 속에서 단기적으로 위안화 약세는 수출 기업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급격한 위안화 가치 하락은 외자 유출을 초래할 우려가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진=아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