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송파을 공천 '갈등' 최고조…최악의 경우 '무공천'

2018-05-23 18:04
박종진 "최고위 결정에 승복…무공천은 안돼"
손학규 "전략공천 해도 출마 안해"…속내는?

박종진 바른미래당 송파을 예비후보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송파을 재보선 공천 갈등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공천을 두고 바른미래당의 갈등이 최고조를 찍었다.

손학규 중앙선거대책위원장 전략공천을 요구하는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측과 경선에서 승리한 박종진 예비후보를 공천해야 한다는 유승민 공동대표 측의 입장이 정면으로 부딪힌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송파을 공천을 마무리 짓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안건을 상정하지 못한 채 공천 문제는 보류됐다. 유 공동대표는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은 채 최고위를 나섰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밤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오는 24일과 25일 이틀 간 후보 등록이 실시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무공천이라는 결과를 맞게 될 수도 있다.

당초 무소속 출마까지 검토했던 박 예비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 최고위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승복할 수밖에 없다. 이제 승복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무공천은 승복할 수 없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박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포기한 이유는 일명 '이인제 방지법' 때문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정당 경선에 참여했다가 공천을 받지 못한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박 예비후보는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 등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잃어버렸다"며 "최고위 결정에 승복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3등 할 후보를 내선 안된다'는 안 후보 측 주장에 대해선 "제게 경쟁력 운운하는 것은 굉장히 자존심이 상한다. 어느 누가 와도 자신이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박 예비후보는 지난 21일 후보직에서 물러날 마음을 먹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회견 일정까지 잡혀 있었지만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손 선대위원장은 이날 공개적으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럼에도 안 후보 측은 여전히 손 선대위원장 전략공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손 선대위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박주선 공동대표와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에게 '손학규 전략공천을 접으라'고 벌써 이야기했다"며 "당이 전략공천을 하더라도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앞으로도 바뀔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박주선 공동대표는 다른 얘길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 도중 기자들과 만나 '손 선대위원장이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라는 질문에 "선당후사의 입장에서, 본인의 내심은 달리 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여지를 뒀다. 박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 도중 손 선대위원장과 별도의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공방은 지방선거 이후 당 주도권 확보를 위한 유승민 계와 안철수 계의 자존심 다툼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찌감치 송파을 재선거에 뛰어든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우세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손 선대위원장이든 박 예비후보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선거가 21일 남았기 때문에 선거운동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무공천이 될 경우 유 공동대표와 박 공동대표 등 지도부의 리더십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 대표가 지난 21일 "제가 무슨 결정권이 있느냐"며 "저는 서울시장 후보로서 제안의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밝힌 것은 책임론과 거리를 두려고 한 것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