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안경 선배’ 안경 벗고 ‘키스 세리머니’…日 후지사와와 ‘최고의 명승부’

2018-02-23 23:52

 

[23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연장접전 끝에 8-7로 승리 거둔 한국 스킵 김은정이 관중들을 향해 손 키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자컬링 결승행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숙명의 한일전이 열린 23일 강릉 컬링센터. 7-7로 맞선 연장 11엔드에서 한국 대표팀 김은정(스킵)의 손끝을 떠난 마지막 스톤이 중심에 바짝 붙었다. 일본의 후지사와 사토시(스킵)의 스톤을 밀어낸 결정적인 위닝 샷이었다.

한국 여자컬링의 올림픽 사상 첫 결승 진출이 확정된 순간. 한국 선수들은 두 손을 번쩍 들며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어느새 선수들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고,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무표정으로 카리스마를 뿜어내던 ‘안경 선배’ 김은정도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안경을 벗은 채 눈물이 고인 눈을 드러냈고, 환한 미소와 함께 열렬한 응원을 해준 관중을 향해 키스 세리머니를 날렸다. 또 카리스마도 잊지 않고 거수 경례 세리머니도 더했다. 

“김은정 선수는 안경을 껴도 예쁘지만, 안경을 벗고 머리를 푸르면 완전 예뻐요.” 후지사와가 김은정을 두고 말한 바로 그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정교한 샷으로 마지막 스톤을 던진 뒤 환한 미소를 짓던 후지사와는 김은정의 환상적인 드로우 샷이 자신의 스톤 앞에 멈춘 순간 굳어진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김은정과 후지사와의 ‘스킵 라이벌전’은 이번 대회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23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 경기에서 대한민국 김은정과 일본 후지사와 사츠키가 스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은 이날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일본과 준결승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8-7로 승리를 거두고 올림픽 사상 최초로 결승에 진출했다. 예선에서 8승1패의 성적으로 1위에 오른 한국은 유일한 패배를 당했던 일본을 상대로도 설욕에 성공하며 은메달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이겨보지 못한 상대는 이제 없다.

한국은 평창올림픽 마지막 날인 25일 오전 영국을 꺾고 결승에 오른 스웨덴을 상대로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은 예선에서 10엔드 접전 끝에 스웨덴을 7-6으로 이겼다. 마지막 결승 무대에서도 김은정이 다시 안경을 쓰고 ‘안경 선배’의 카리스마로 팀을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