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더 오르기 전에”…회사채 발행 봇물

2018-01-09 18:10
연초 효과 더해 수익개선 기대감
롯데칠성 등 이번 주에만 1조 규모
다음 달 우량 기업 발행 쏟아질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본관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회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0.25% 인상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기업이 불어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일 롯데칠성음료(AA+) 2000억원을 시작으로, 11일 연합자산관리(AA0) 1800억원, 12일 LG상사(AA-) 1000억원, AJ네트웍스(BBB+) 500억원 등의 회사채 발행이 예정돼 있다.

회사채 발행 규모는 이번주에만 1조원 이상이다. 이번 수요예측(사전청약) 결과가 1분기 시장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개 해마다 1월이면 신용평가(크레딧) 시장이 강세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연초 강세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경기 회복세와 각 기업의 건전성·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발행시장의 훈풍을 예고한다.

1월 셋째 주에도 16일 신세계(AA0) 3000억원, 18일 현대오일뱅크(AA-) 1500억원, LG유플러스(AA0) 3000억원 등 수요예측이 잡혀 있다. 롯데렌탈(AA-)도 2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 규모만 1조4800억원에 달한다.

김선주 SK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회사채 발행을 재개하는 만큼 시장의 큰 관심이 기대된다”며 “국채 금리가 강세로 전환하면서 크레딧물 이자수익(캐리) 수요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기업이 불어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


금융투자업계에선 다음달 설 전후 우량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시장에 대거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해마다 1∼2월 크레딧 시장이 강세를 보여왔을 뿐 아니라 오는 3월 회사채 상환 부담 규모가 1년 중 가장 커서다.

올해 기업이 갚아야 하는 회사채(금융채 제외) 46조2546억원 중 3월 만기분은 약 6조3000억원으로, 1월(3조4000억원)과 2월(3조5000억원) 합산분에 근접한다.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늦출 것이란 기대심리도 발행시장의 청신호다. 기업 입장에선 금리인상 전 회사채를 발행하는 게 이익이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는 금리상승의 휴지기"라고 말했다.

AA- 3년물 회사채 크레딧 스프레드(국채와 회사채 금리 차이)도 축소 추세다. 올해 첫째 주 AA- 3년물 회사채 크레딧 스프레드는 40.7bp(1bp=0.01%)로, 일주일 전(41.3bp) 대비 0.6bp 축소됐다. 스프레드 축소는 기업의 부도위험 축소, 회사채 수요 증가 및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다만 기업별 악재나 시장의 불안정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 롯데칠성음료의 신용등급은 초우량이지만, 등급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1~3분기 누적으로 222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김선주 연구원은 “롯데칠성음료의 경우에는 롯데그룹의 부정적인 상황으로 중기물 투자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른 업체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참여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