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仁차이나 프리즘] 신시대 새로운 사상, 그리고 '시진핑 목표'
2017-11-23 11:17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중국공산당은 ‘시진핑(習近平)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긴 이름의 새로운 사상을 제기했다. 중공의 공식적 설명에 따르면 18차 당대회 이후 중국은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으며,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사상이 필요한데 그것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상은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의 집단적 노력의 산물이지만, 주요하게는 시진핑의 기여에 의해 형성됐다고 한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시진핑 사상’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공의 어떤 공식적 문건에서도 그것을 ‘시진핑 사상’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이후 말 그대로의 ‘시진핑 사상’이라는 표현이 등장할지 모르지만 현재는 긴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혹자는 19차 당대회를 계기로 시진핑이 덩샤오핑(鄧小平)을 뛰어 넘어 마오쩌둥(毛澤東)의 반열에 올랐다고도 한다.
중국 공산당도, 마오쩌둥 시대가 봉건주의와 제국주의에 의해 억압당한 중국 인민이 ‘우뚝 일어선(站起來)’ 시대라면, 덩샤오핑의 시대는 빈곤한 중국을 다시 ‘부유하게(富起來)’ 한 시대였고, 시진핑의 신시대는 중국이 다시 ‘강해지는(强起來)’ 시대라며 시진핑을 두 사람과 나란히 세우고 있다.
마오쩌둥 사상이 기존의 마르크스 레닌주의와는 다른 중국에서의 혁명이론이라는 의미를 가진다면, 덩샤오핑 이론은 20년에 가까운 개혁의 결과에 대한 총괄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건국 이후 중국의 건설에 대한 급진적 이론과 대안적인 실용적 주장에 뿌리를 둔 긴 역사적 실천의 결과였다.
그런 점에서 지난 5년이 아무리 획기적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앞선 선구자들과 비견된다고 하는 것은 물론 넘어섰다고 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주요한 창립자가 ‘시진핑’이라고 하지만 ‘시진핑 사상’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시진핑 사상’이 아니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조금은 모순적이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사상이 필요하다지만,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새로운 시대의 산물이 아니라 덩샤오핑 시대의 ‘발명’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사상은 근본적으로 과거의 계승이다.
부유하고 강해지는 것이 사실은 부강을 둘로 나눈 것인 것처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은 덩샤오핑의 과제와 목표를 구체화하고 상황에 맞게 재정의한 것에 불과하다.
시진핑은 중국이 새로운 발전단계에 들어섰다고 하나, 그 새로운 발전단계는 덩샤오핑이 말한 ‘선부론(先富論)’의 두 번째 단계다. 2050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을 완성하겠다고 했지만 그것도 덩샤오핑이 제기한 ‘삼단계 발전전략(三步走)’의 마지막 단계의 목표를 현재의 상황에 맞게 조정한 것이다.
덩샤오핑이 선부론을 이야기했지만, 일부 사람 일부 지역이 먼저 부유해지는 선부가 최종 목표였던 것은 아니다. 선부는 방법론으로서 선부를 통해 일부 사람, 일부 지역이 먼저 부유해지고 그들과 그 지역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지역을 이끌어 함께 부유해지는 것이 목표였다.
다시 말해서 선부론의 최종 목표는 ‘선부(先富)’가 아니라 함께 부유해지는 ‘공부(共富)’였다.
시진핑의 시대는 바로 덩샤오핑이 시작한 여정이 선부라는 불평등의 심화 단계를 지나 더불어 잘 사는 공동의 부를 이뤄야 하는 단계에 접어든 시대다. 그렇게 보면 시진핑 시대는 신(新)시대지만 그렇게 새롭지는 않다.
시진핑은 2050년까지 강한 중국의 건설, 즉 중국의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이것도 덩샤오핑의 현대화건설 3단계 발전 전략의 수정·보완한 정책이다.
시진핑은 2020년까지 현재의 기준에서 모든 중국인이 빈곤에서 탈출하는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의 완성을 기초로 해 2050년까지 두 단계로 나눠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덩샤오핑의 3단계 발전 전략의 수정이다.
덩샤오핑의 3단계 발전전략은 1981년부터 1990년까지 1980년 국내총생산(GDP)을 두 배로 증가시켜 중국 인민들의 ‘배고픔과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溫飽問題)’를 해결하고 1991년부터 2000년까지는 다시 GDP를 두 배로 늘려 샤오캉 사회에 도달한 후 21세기 중반까지는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한다는 것이었다.
시진핑은 18차 당대회에서 2개의 100년 목표를 제기하면서, 창당 100주년인 2021년까지 전면적으로 샤오캉 사회를 건설하고,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19차 당대회에서는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을 2035년까지 기본적으로 실현하고, 2050년까지는 완성하겠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시진핑의 목표는 덩샤오핑의 목표를 15년 앞당긴 것에 불과하다. 물론 질적 성장을 강조하고 더 이상 GDP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 등 방법론의 변화가 있었다.
또 어느 때 보다 중화민족의 부흥을 강조하는 등 민족주의의 강화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사상을 말할 수 있을까?
차라리 덩샤오핑의 충실한 계승이자 발전이라고 했다면 어땠을까.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사상은 스스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실현한 성과를 통해 저절로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