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 전성시대⑦] 쉬운 영업 포기한 IBK저축은행, '부·울·경' 중소상인의 '버팀목'

2017-08-16 19:00
동남권 저축은행 인수 지역민 애착
서민금융 특화 지역여신 357% 급증
기업은행과 심사ㆍ보완 연계 시너지
비대면상품 개발 등 온라인도 주력
1사1교 결연 금융소외계층 지원도

IBK저축은행은 일반 금융회사와 다르다. 자산이나 순이익처럼 눈에 보이는 지표에 집착하지 않는다. 때문에 IBK저축은행엔 '업계 1위 저축은행'과 같은 목표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시장에서의 독자적인 입지 구축을 지향한다. 저축은행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은행과 저축은행 사이의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고, 차별화된 금융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다. '클래스가 다른 품격 있는 명품 저축은행'이 IBK저축은행이 그리는 청사진이다.

◆ 쉬운 영업 대신 지역민 위한 금융사 

IBK저축은행은 소위 말하는 '꽃길'을 걸을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 금융그룹인 IBK의 네임브랜드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다른 대형 저축은행들처럼 수도권 위주의 영업을 할 수 있었지만 부산에 자리를 잡고 부산·울산·경남에 영업 기반을 세웠다.

중소기업 지원에 특화된 기업은행의 DNA를 이어 받아 지방 중·소상공인, 서민금융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업계 대표 저축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더불어 부산·경남권 저축은행을 인수한 데 따른 지역시민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도 묻어 있다.

IBK저축은행은 '금융기업이 고객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봉사는 금융이다'라는 정책으로 업계 최저금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위기 극복에 노력하는 지역 고객들을 위한 배려다. 그 결과, 출범 당시 1020억원에 불과했던 지역여신이 3646억원으로 357%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자산과 당기순이익도 매년 개선되고 있다.

 

그래픽= 임이슬 기자

예솔저축은행을 인수할 당시 6068억원이었던 자산은 2014년 5000억원, 2015년 6482억원, 2016년 7848억원, 올 상반기 8769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당기순이익 역시 인수 당시 473억원 순손실 상태였지만 2014년 96억원, 2015년 136억원, 2016년 181억원, 올 상반기 90억원으로 순항하고 있다.

또 공채 제도와 부산시 주최 지역 일자리 박람회 참여를 통해 지역 내 우수 인재 채용에 적극 나서는 등 지역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 IBK기업은행과의 시너지 '쏠쏠'

주력 계열사인 기업은행과의 시너지도 높다. 중소기업 대출에 특화된 기업은행의 심사기법과 노하우를 적극 도입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출신 심사자문역을 IBK저축은행으로 채용하고, 기업은행 리스크 관련 부서와의 협업을 통한 시스템 보완 등으로 한 차원 높은 심사 시스템 운영이 가능해졌다. 이 같은 금융그룹 간의 협업은 고객 이탈 방지 효과도 내고 있다.

또 IBK저축은행의 거래고객을 기업은행 거래로 확장 연결시키는 고객 선순환도 이뤄지고 있다. 기업은행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을 IBK저축은행과 연결하는 '원스톱 연계 영업시스템' 서비스도 마련했다.

이와 더불어 IBK금융그룹 핀테크 드림랩과 협업을 통해 보이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애플리케이션(앱) 보안 인증 솔루션 등 서비스 도입으로 디지털 금융 인프라도 강화할 계획이다.

당국이 드라이브를 거는 정책에도 적극 대응 중이다. 업계 최저 금리 정책과 더불어 저축은행 본연의 업무인 중·소상공인 대출, 지역 특화 대출, 정책 대출 및 IBK금융그룹 시너지 대출 등을 통해 관계형 금융에 노력하고 있다.

◆ 김성미 대표 "온·오프라인 모두 잡는다"

IBK저축은행은 지난 3월 김성미 대표가 취임한 후 온·오프라인의 영업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온라인 영업에서는 기존의 비대면 대출 시스템과 기업은행과의 연계를 통한 비대면 연계 영업 시스템을 구축했다. 빅데이터 기반의 고도화된 신용평가 시스템을 통해 우량 고객에 대한 선별능력을 강화하고 업계 최저수준 금리정책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온라인 금융상품을 준비 중이다. 또 영업점에서 운영 중이던 서민금융센터를 본점 직속 조직으로 개편했다. 

 

김성미 IBK저축은행 대표이사[사진= IBK저축은행 제공]

오프라인 영업의 경우 수도권·대도시 중심의 영업망을 활용해 지역밀착형·관계형 금융에 집중할 수 있는 영업 전략을 구사 중이다. 기업은행 영업점과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영업과 함께 기존 상품 업그레이드, 영업점별 특성에 맞는 특화 상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IBK저축은행은 지역 중·소상공인이나 기업대출에 힘써 왔다. 개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 강화를 위해 업계 최저금리 정책과 더불어 IBK저축은행 영업점이 있는 지역 금융그룹 영업점과 고객 소개·이동을 위해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추후 태블릿 브랜치 도입을 통해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방문 영업을 확대하고, 신용평가 시스템 강화 등을 통한 중·장기 대출도 계획하고 있다.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1사1교 결연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금융 회사들이 진행하는 도심 지역의 학교보다 금융 혜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시골 학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들 학교에 금융·경제·문화 등에 대한 이해를 돕고 IBK저축은행의 이름을 알릴 예정이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등장으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도 기민하게 대처 중이다. 고객 동향을 꼼꼼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아직까지 IBK저축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판단이다.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업계 최저금리 정책, 안정적 자산 포트폴리오 구조 덕분이다.

그럼에도 인터넷은행의 등장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보고, 금융그룹의 네트워크를 통한 온라인 상품 개발 등 비대면 영업 역량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접근하기 힘든 오프라인 영업, 즉 지역밀착형·관계형 서민금융에 주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