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망명지' 텔레그램, 인니에서 극단주의자 채널 차단

2017-07-18 10:28

[텔레그램 이미지 ]


홍성환 기자 = 암호화 메신저 서비스인 텔레그램이 인도네시아에서 IS(이슬람국가) 등 극단주의 세력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채널을 차단키로 했다. IS가 동남아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국 내에서의 텔레그램 사용을 제한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선 데 따른 조치다.

18일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앱 내에서 극단주의자들의 콘텐츠를 검열하라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인터넷 회사들에게 암호화된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 사이트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도록 압박한 이후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공동설립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명시한 테러니스트와 관련이 있는 채널을 차단했다"면서 "또 인도네시아에서 극단주의자들의 콘텐츠를 걸러낼 수 있는 관리자를 임명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개인의 사생활을 강력하게 지지하지만 테러리스트의 친구는 아니다"면서 "테러리스트의 선전을 예방하는데 보다 효율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금요일 "텔레그램은 이슬람 반군 단체들이 인도네시아인들 사이에 폭력과 증오를 퍼뜨리고 신규 단원을 모집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며 "독일에 있는 텔레그램 본사가 이와 관련해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모바일 버전과 PC 버전까지 텔레그램 사용을 전면 차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텔레그램은 파벨·니콜라이 두로프 형제가 러시아 당국의 검열에 반발해 독일에서 만든 모바일 메신저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정부의 메신저 사찰 논란이 벌어지면서 이른바 '사이버 망명지'로 주목을 받았다. 다만 최근 IS 등 극단주의 세력들이 텔레그램을 테러에 악용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IS는 지난 6월 라마단 기간에 맞춰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IS 추종자를 '순수한 무기'라고 치켜세우며 거부파(rejectionist), 변절자(apostate)와 싸워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