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효 기자=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부인 채모 씨가 금품을 받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남편에게는 알리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안종범 부인 채 씨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안종범 전 수석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김영재 원장의 부인) 박채윤 씨로부터 명절에 현금을 용돈처럼 받아 사용했다”며 “미쳤나 보다, 돈에 욕심이 나서 내가 썼다”며 금품을 받은 것은 시인하면서 남편에게는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안종범 전 수석의 변호인이 ‘현금을 받은 사실을 피고인(안 전 수석)에게 알렸나?’라고 묻자 부인, 채 씨는 “말하면 화낼 것 같아서…”라며 “딸 결혼식 축의금 명목으로 박 씨로부터 받은 500만원도 안 전 수석에게 말하지 않았으며 무료 미용시술은 박 씨가 귀찮을 정도로 권유해 어쩔 수 없이 받았다”고 말했다.

특검이 “집안 행사에 박 씨가 성의를 표했다고 안 전 수석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하자 안종범 부인 채 씨는 “내가 미쳤던 것 같다”며 “명품 가방은 박 씨가 경비실에 맡겨두고 '출장을 가서 하나 샀으니 그냥 쓰시라'고 해서 받았다”고 말했다. 채 씨는 특검 조사에선 “호의라고 생각했지 불법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채 씨는 피고인석에 앉은 안종범 전 수석의 혐의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자 눈물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