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윤이상 선생 묘소에 통영서 가져온 동백나무 심어

2017-07-06 10:11
김정숙 여사, "살아 생전 고향땅 못 밟으셨다는 얘기 듣고 많이 울어"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있는 윤이상 묘소를 찾아 식재된 동백나무 사이로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왼쪽의 동백나무는 이번 순방길에 통영에서 김 여사가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주진 기자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현지에 있는 작곡가 고(故) 윤이상 선생의 묘소를 5일(현지시간) 참배했다. 윤이상 선생의 고향인 경남 통영의 동백나무를 옮겨와 묘소에 심었다.

김 여사는 "동백나무를 심었는데, 원래 식물 통관은 굉장히 힘들다. 병충해가 같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그 까다로운 통관을 모두 잘 마치고 윤이상 선생의 묘소에 잘 심었다. 아마도 저랑 윤이상 선생이랑 뭔가 잘 통했나보다"고 말했다.

이어 "선생이 살아생전 일본에서 배를 타고 통영 앞바다까지 오셨는데, 정작 고향땅을 못 밟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많이 울었다. 윤이상 선생이 항상 통영을 그리워하셨다고 했다"며 "조국 독립과 민주화를 염원하던 선생을 위해 고향의 동백을 가져오게 됐다. 선생의 마음도 풀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무 앞에는 붉은 화강암으로 된 석판에 금색으로 ‘대한민국 통영시의 동백나무. 2017.7.5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이라는 글씨를 새겼다.

경희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김 여사는 "윤이상 선생이 학창시절 음악 공부를 할 때 영감을 많이 주신 분"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참배에는 발터 볼프강 슈파러 국제윤이상협회장과 박영희 전 브레멘 음대 교수, 피아니스트인 홀가 그로숍 등 윤이상 선생의 제자들이 함께했다.

박영희 전 교수는 “윤이상 재단이 2008년 고인의 생가를 매입했지만, 예산 문제로 기념관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윤이상을 기념하기 위한 ‘윤이상 평화재단’을 문화ㆍ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켰다.

김 여사는 이와 관련 “한국이 지금까지 정치상황이 그래 가지고…”라며 “노력해보겠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있는 윤이상 묘소를 찾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