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장, "4차 산업혁명은 사람 중심의 기술발전으로 나가야"

2017-06-28 00:00
-정보문화의 달 30년, "사람 우선의 정보문화 조성"

[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장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매년 6월은 정보문화의 달이다. 정보문화의 홍보와 계몽을 위해 1988년 제정된 '정보문화의 달'이 올해로 30회를 맞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길목에서 30회째를 맞은 정보문화의 달은 그 어느 해보다 알찬 행사와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 1일 '지능정보사회! 기술을 담고 사람을 품다'를 주제로 기념식을 개최한 뒤 한달 동안 진행된 다양한 정보문화의 달 행사를 진두지휘한 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을 만났다.

◆ 정보문화의 달 30년, "사람 우선의 정보문화 조성"    

매년 6월이 정보문화의 달로 지정된 이유는 1967년 6월 24일 컴퓨터 최초 도입, 1987년 6월 30일 전국 전화자동화 완성 등 우리나라 정보화 역사의 기념비적 일들이 대부분 6월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정보문화의 달은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PC경진대회, 농어촌 정보화교실, 취약계층 정보화교육, 사랑의 그린PC 보급 등 시대 상황에 맞게 변해왔다. 최근 10여년은 정보 이용의 확산과 격차해소뿐만 아니라 인터넷 과다의존, 사이버폭력 등 역기능 예방에 초점이 맞춰졌다.  

서병조 원장은 "건전한 정보문화를 가꾸고, 국민이면 누구나 정보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정보화 역기능을 예방하기 위해 인터넷·스마트폰 과다의존 예방, 정보윤리 교육 등의 노력을 꾸준히 이어왔다"며 "정보문화의 달 30년은 정보통신기술의 보급과 확산뿐만 아니라 정보격차 해소와 정보화 역기능 예방에도 주목함으로써 사람 우선의 정보문화 환경조성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인간 중심의 지능정보사회 구현돼야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자리잡게 될 정보통신기술은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반면, 취약계층과 노인계층에 대한 정보격차를 발생시키고 사이버폭력을 일으키는 등 부정적인 측면도 함께 존재한다. 

서병조 원장은 "기술 발전의 이면에는 경쟁과 성과 위주의 풍토로 인한 가치전도, 인간소외 현상 등의 어두운 면이 존재하고, 획일화된 삶으로 인해 인간성이 약화되거나, 기계와의 경쟁에서 뒤처져 일자리를 잃는 등 희망적인 미래 전망과는 전혀 다른 상황과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 원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더 근본적인 관점에서 다가올 미래를 전망하고, 기술 발전에 따른 위험요소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인간 중심의 지능정보사회 구현'을 제시했다.

서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술적 발전에만 중요성을 둘 것이 아니라, 사람이 소외되지 않고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기술발전으로 나가야 한다"며 "사람이 갖고 있는 창의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기술의 발전이 공존하는 ‘인간 중심의 미래지능정보사회’를 구현해 ICT 발전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기술을 활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인간 중심의 지능정보사회’를 구현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정보화 사회를 지나 지능정보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지능정보사회의 진전과 함께 인공지능과 로봇의 확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작용과 규범적 이슈에 대비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면서 "인공지능의 상용화와 자율적 의사결정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일자리의 대체, 알고리즘 안정성과 책임성 이슈 및 이용자 오남용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같은 우려의 해소 방안과 관련, 서 원장은 "우리는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인간중심의 지능정보사회를 지향하며 지능정보 기술 개발과 이용에 기준이 될 수 있는 윤리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라며 "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인공지능 등 지능정보기술을 개발하는 개발자와 공급자의 책임윤리 및 이용자의 편익 증진과 오남용 방지를 위한 지침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한국정보화진흥원, 지능정보격차해소 계획 마련

4차 산업혁명으로 도래할 지능정보사회는 고도화된 지능정보기술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인류의 복지에 기여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미래전망이 있는 반면, 인공지능, 로봇 등이 인간노동과 사고를 대신하고 극소수의 자본가와 기술 엘리트들만 데이터를 독점하게 해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있다.

미국 백악관에서 지난해 12월 발표한 ‘인공지능, 자동화 및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능정보기술에 의한 학력별 일자리 대처 비율이 고학력 일자리는 1%, 저학력 일자리는 44%라고 전망했다. 또 다보스 포럼은 향후 5년 내 단순 사무, 행정직 등 약 710만개 일자리가 소멸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하기도 했다. 정보취약계층인 장애인, 고령층, 저소득층, 농어업인의 경우 지금보다 더 심각한 정보취약계층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 원장은 "이런 격차는 과거 문맹자와 문해자처럼 지능정보기술 활용여부에 따라 엄청난 격차를 야기할 것"이라며 "일자리 문제 등 경제적 소득창출이 불가능해져서 생존권까지 위협받는 상황까지 가게 돼 사회적으로 엄청난 갈등을 발생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서 원장은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는 이러한 격차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정보취약계층과 지능정보기술 등에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계층을 위한 데이터 활용능력 등 지능정보사회 시민이 갖추어야 할 역량을 키워주고, 모두가 데이터에 차별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줄 법과 제도, 기술적 기준 마련 등 지능정보격차를 해소해줄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보화 사회에서는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가 정보통신 일등 국가였다면, 지능정보사회에서는 데이터를 가장 잘 쓰는 국민이 일등국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보문화의 달 30년 [자료=미래부 제공] 


◆ 4차 산업혁명 시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역할 

서병조 원장은 "올해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인인 지능정보기술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기술의 각 분야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이를 모든 국민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체감하게 하는 한 해가 되리라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한국정보화진흥원은 기관의 핵심 전략과제들을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수행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선도국가로 발돋움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지난해 말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미래부를 중심으로 유관부처가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지금은 구체화 작업이 한창이다.

서 원장은 먼저 "ICBMS(IoT, Cloud, Big Data, Mobile, Security)와 인공지능이 결합된 지능정보기술을 토대로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파급효과가 큰 ICT 융합사업을 보다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3개년 계획으로 추진해온 개방형 스마트홈, 데일리 헬스케어 및 중증질환자 애프터케어, 스마트그리드 보안 등 ICT 융합 실증사업의 성과를 확산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어 그는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지원을 위해 첨단 기술이 적용된 체험관을 구축하고, 사물인터넷(IoT) 스트리트 조성, 인공지능 콜센터 구축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의료·복지·교육·문화·국토·경제 등 11대 분야별 ICT 융합 추진계획을 심화시켜 지능기술기반의 융합 신규과제를 적극 발굴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서 원장은 "고령층, 장애인 할 것 없이 우리국민 누구나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지능정보기술의 이용과 관련한 문턱을 더욱 낮출 것"이라며 "정보화 취약계층을 위한 지능정보기술의 개발과 확산을 통해 지능정보 역량을 높이고, 인터넷 윤리문화를 확산시켜 이용자와 생산자 모두가 사람 중심의 지능정보사회의 구성원이 되도록 정책·교육·홍보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지능정보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며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이미 지난해에 마련한 데이터 산업생태계 조성 방안과 제2차 공공데이터 기본계획을 토대로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기업에게 꼭 필요한 데이터의 개방 및 활용 촉진을 통해 데이터 신산업 생태계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능정보사회 근간이 되는 인공지능용 데이터 구축, 클라우드, 빅데이터, 초연결 네트워크 등 핵심 기술지원을 통해 지능정보사회의 뿌리를 더욱 단단히 할 계획"이라며 "기가인터넷 구축을 촉진하고 농어촌 BcN 전국 구축을 완료하는 한편,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장애인 통신중계서비스 등 국민체감 서비스도 그 수준을 더욱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은 "4차 산업혁명과 지능정보사회의 도래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라며 "국가나 기업이 잘 대처해 나가야 하겠지만, 국민 각자 개개인이 지능정보사회를 잘 이해하고 일과 삶에 있어서 지능정보기술이 가져올 새로운 사회에 잘 적응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원장은 "이를 위해 한국정보화진흥원은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지능정보사회에서 꼭 필요한 지능정보기술 전문기관으로서 국가와 기업과 국민 모두가 필요한 지능정보사회의 승자가 될 수 있도록 정책과 기술과 문화를 만들어, ICT로 사회현안을 해결하고 국가의 미래를 열어나가는데 열과 성을 다해 달려 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