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8’ 일본 판매 초반 순항···출시 첫 주에 10위권 진입

2017-06-21 18:01

모델들이 삼성전자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지난 8일 일본에서 정식 출시된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이 일주일 만에 현지 스마트폰 판매 순위 10위권에 오르며 초반 판매가 순항하고 있다.

일본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8 시리즈를 선보인 전 세계 150개 국가중 마지막 국가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은 미국 애플 아이폰이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고, 로컬업체의 견제가 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3% 수준에 머물렀다.

일본 IT전문매체인 IT미디어 모바일은 시장조사기관 GfK 재팬에 의뢰해 전국 가전 양판점 POS 데이터를 토대로 현지 이동통신사들이 출시한 스마트폰 모델별 판매순위를 집계한 결과, 6월 5일부터 11일 기간 동안 NTT도코모를 통해 출시된 갤럭시S8플러스(모델명 SC-03J)가 5위, 갤럭시S8(SC-02J)는 8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두 모델은 이 기간 출시 직후 10위권에 진입한 유일한 모델이다.

이통사별 판매 순위에서도 선전했다. NTT도코모의 경우 갤럭시S8플러스는 2위, 갤럭시S8은 4위를 기록했으며, KDDI는 갤럭시S8+가 4위, 갤럭시S8은 6위에 올랐다.

이번 집계에는 사전예약 판매물량이 주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에서 갤럭시S8 시리즈는 이통업계 1위 NTT도코모와 2위 KDDI를 통해 출시됐다. 올 3월 기준 양사의 일본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은 76%를 차지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24일부터 이달 7일까지 사전예약을 실시했다. 8일 출시 직후 양대 이통사 홈페이지에는 일부 모델의 재고가 없다는 공고가 뜨는 등 현지에서의 분위기가 기대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측도 사전예약 결과 및 판매량은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과거에 비해) 반응이 좋다. 긍정적이다”고 전했다.

갤럭시S8 시리즈가 초반 안착에 성공을 거두자 아이폰 편중 현상이 심한 일본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견제 제품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됐다.

판매 순위를 살펴보면, 1~3위가 소프트뱅크, KDDI(au), NTT도코모의 128GB 용량의 아이폰7이, 4위와 6위는 각각 소프트뱅크, KDDI의 32GB 용량 아이폰7이 오르는 등 10위 내에 아이폰7 모델 5종이 차지했다. 사전예약 물량이 빠진 이번 주부터의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아이폰에 밀려 자국업체 스마트폰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일본에서 갤럭시S8 시리즈가 출시 직후 10위권 내에 등극한 것은 향후 스마트폰 판매 경쟁에서도 삼성전자가 선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는 반응이다. 특히 NTT도코모와 KDDI가 갤럭시S8 출시와 관련한 별도의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은 가운데 일궈낸 것이라 의미가 있다.

경쟁상황도 삼성전자에 유리한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출시 1년이 되어가는 아이폰7의 인기가 서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갤럭시S8 시리즈가 지난해 일본 총무성이 ‘공짜폰’ 금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후 처음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라는 점도 소비자들이 갤럭시S8 시리즈를 선택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NTT도코모는 갤럭시S8의 출고가를 9만3960엔(한화 약 96만원), 갤럭시S8플러스는 11만8584엔(약 121만원)으로 책정했지만, 실질적인 고객부담은 기기변경시 갤럭시S8이 5만5080엔(약 56만원), 갤럭시S8플러스가 6만4800엔(약 66만원)이며, 번호이동은 두 모델 모두 1만5552엔(약 15만원)이다. 이는 아이폰7의 번호이동 가격과 동일하다. 총무성 가이드라인이 공표되기 전까지 일본 이통 3사는 아이폰7을 공짜로 주고 비싼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가입자를 유치했고, 이로 인해 출고가가 낮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실제 시장에서는 고가폰이 되어 아이폰 쏠림 현상을 부추겼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총무성 가이드라인 발표 후 아이폰7이나 갤럭시S8 시리즈 모두 번호이동 구매가가 동일해 지면서 아이폰7을 선택했던 일본 고객들이 안드로이드폰으로 돌아오고 있다”면서 “갤럭시S8보다 고가인 갤럭시S8플러스가 많이 팔리는 것도 동일한 번호이동가격 때문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