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불법 연루된 中기업 제재한다"…美, 中에 공식 전달

2017-03-22 17:45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미국 측이 최근 미중간 고위급 협의에서 북한과의 불법 활동에 연루된 중국 기업을 제재하겠다는 방침을 중국 측에 분명히 전달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사진=연합]

22일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중국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대북 제재 결의)를 전면적이고 완전하게 이행하는 데 대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했고, 북한과의 불법 활동에 연루된 중국 기업가를 제재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

이는 결국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가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관련 거래 혐의를 받은 중국 기업 단둥훙샹(鴻祥)실업발전에 대한 제재, 최근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인 ZTE(중싱·中興통신)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한화 1조원대 벌금 부과 등과 유사한 조치가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당국자는 이런 미측의 경고가 북한과 거래한 제3국 기업을 불법 유무와 관계없이 대대적으로 제재하는 "넓은 의미에서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2차 제재) 개념으로 이해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22일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사이의 협의에서 김정은 정권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는 북한의 해외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특히 북한 노동자의 주된 수용국인 중동과 동남아 국가들을 상대로 북한 노동자를 받지 않도록 유도하기 위한 한미 공조에 대해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북한이 도발을 이어가는 현재로선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은 제재·압박만을 추진하는 것의 효과성에 회의감을 갖고 있지만 지금은 (대북) 제재에 공감하고,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