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순형 대표 "희생 강요하는 보안 안돼…생체인증시대 열린다"

2017-03-08 07:02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그간의 개인정보보안은 사용자에게 희생을 강요한 측면이 적지 않았다."

7일 이순형 라운시큐어 대표는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생체인증으로 간편하고 즐거운 보안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패스워드를 자주 바꿔라', '점점 더 복잡하게 만들어라',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를 갖고 다녀라' 등의 복잡한 주문은 생체인증의 등장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그는 "사용자에게 불편을 강요하면서도 보안사고가 터지면 사용자 탓으로 돌리는 식의 보안은 사용자들로부터 외면 받게 될 것이다. 개인 고유의 생체정보를 이용하는 인증으로 과거부터 지적돼온 여러 문제들이 사라질 것이다"고 제언했다.

◆왜 생체인증인가?

라온시큐어는 2010년대 중반부터 생체인증에 집중 투자해 왔다. 지난해부터 40% 이상의 상승폭을 보이는 등 고속성장 중이다. 인터넷전문은행 등 비대면 채널을 활용하는 금융권에서 생체인증 솔루션에 대한 요구가 크게 늘고 있다.

생체인증은 별도로 암기할 필요도, 소지할 필요도, 도용에 대한 우려도 없다는 점에서 새로운 인증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과거 가장 흔하게 사용됐던 아이디·패스워드 방식의 경우 사용자가 일일이 암기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고 유출시 해킹이 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화가 폐지되면서 간편결제(PIN)방식의 대체 인증 서비스가 대체 서비스로 빠르게 확산되기도 했으나 안전성 부분에서 사용자를 충분히 만족시켰다 보기 힘들며 다시 안전성과 편리함을 모두 갖춘 인증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졌다.

글로벌 정보 인증 규격 협회인 'FIDO'의 탄생으로 생체인증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진 상황이다. 삼성전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200여개 글로벌 기업들은 FIDO 연합체를 꾸리고 온라인 환경에서도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한 안전하게 인증할 수 있는 '국제 인증 기술 표준 FIDO 1.0'을 2014년 말 발표했다. 라온시큐어도 이곳 구성원이다.

이순형 대표는 "FIDO 생체인증 서비스는 개인의 생체인증정보가 네트워크로 전송되지 않고 서버에도 저장되지 않아 개인정보 탈취의 위험이 없고, 다양한 인증 서비스 및 결제, 게임 및 포털사이트 본인인증, 비대면 본인인증 등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FIDO 2.0 도입 눈앞으로

올해 상반기에 발표를 앞둔 FIDO 2.0의 경우 PC 환경에서의 생체인증을 구현한다. FIDO 1.0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중심이었다면 2.0은 지문, 홍채, 얼굴인식 등의 생체인증을 웹브라우저나 운영체제(OS)에서도 적용하는 국제 인증기술 표준이다.

2.0의 등장으로 금융권에서의 생체인증이 더 폭넓게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업무가 모바일보다는 PC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또 지문이나 홍채 등을 넘어 더 다양한 생체가 인증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권의 경우 보안에 대한 인식이 깊을 뿐 아니라 새로운 보안 기술을 도입하는데도 적극적이다. FIDO 2.0 이후의 생체인증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이순형 대표도 이 같은 시장 상황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추기도 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라온시큐어는 세계 최초로 씨티은행에 FIDO 생체인증 서비스를 오픈했을 뿐 아니라 부산은행과 NH농협 등 수많은 구축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FIDO는 앞으로 냉장고 등 가전제품이나 자동차의 핸들, 주택의 도어락 등으로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3.0, 4.0의 표준은 사물인터넷(loT) 등의 접목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사의 경쟁 본격화 전망

현재 금융권의 생체인증은 보조적 수단에 머물고 있지만 앞으로는 기존의 인증방식을 완전히 대체하는 개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생체인증 시장을 두고 글로벌 보안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라온시큐어는 4년 전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손잡고 일찌감치 생체보안에 대한 연구에 나서 타사보다 앞서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해외에서 경쟁사로는 미국의 녹녹랩스 등 소수업체만이 꼽힐 만큼 시장을 선도해 오고 있다.

라온시큐어도 미국 시장 진출 등 꾸준히 탐색 중이다. 구축 사례가 많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아직 계약이 이른 사례는 없지만, 문의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순형 대표는 "생체인증에 대한 초기 투자가 마무리돼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제조사와 달리 보안 제품은 출시이후 판매비가 이익으로 전환되는 구조다. 앞으로 해외업체와의 경쟁에서도 그간의 다양한 경험으로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