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29일 "여야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후임의 지명, 임명권과 이정미 재판관 후임의 임명권을 인정해 주어 신임 재판관들의 임명절차를 진행하는 합의를 이뤄야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이 주장하며 "사법부는 독립적으로 이정미 재판관 후임의 지명을 위한 절차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소장의 임기는 1월 31일,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는 3월 13일 각각 만료를 앞두고 있다. 헌재소장은 대통령이 지명·임명권을 가지고 있고 헌법재판관 역시 대법원장이 지명하면 대통령은 형식적인 임명권을 갖고 있다. 여기서 황 권한대행의 권한이 어디까지인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나 의원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신속히 이루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그 신뢰를 충분히 얻어야 할 것"이라며 "이 중차대한 역사적 재판이 일부 재판관이 결원이 된 상태에서 이루어진다면 헌재에 대한 신뢰의 확보가 미흡해 보이는 것 또한 자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의 경우'를 상정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며 "이정미 재판관 퇴임 전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은 상상만 해도 혼란스럽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나 의원은 "여야는 대선준비 못지않게 비정상적 상황을 종식해 국정정상화와 안정을 기함에 한 치의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면서 "갈등이 깊어가고 있는 이 사안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과 법의 원칙에 따른 충실한 재판을 통해 국론분열의 종지부를 찍게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새로운 재판관 선임이 대통령에게 유리하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나 의원은 "이정미 재판관 후임은 대법원장 추천 몫이므로 선뜻 찬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탄핵인용 결정은 헌법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므로, 3명 이상이 반대하면 기각된다"면서 "공석인 재판관은 찬성의 표수를 더할 수 없으니 결국 반대표로 계산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나 의원은 "법과 원칙을 중시하던 대통령의 평소 말씀처럼 이제는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정치는 중단하고 수사와 재판에 성실히 임하시기를 정중히 요청 드리고 싶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