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반월마을 41년째 설날 합동세배

2017-01-28 14:16

여수 반월마을 합동세배[사진=여수시]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전남 여수시 여천동 반월마을이 41년째 '마을 합동세배'라는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28일 설날 마을회관에서 주민 100여명이 참여해 가장 연세가 많은 정수석(91)어르신을 모시고 합동세배를 올렸다. 

반월마을 합동세배는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반월마을은 76세대에 180명이 살고 있으며,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32명이나 되는 도심변두리에 접한 작은 농촌마을이다. 

각 가정에서 차례를 지내고 세배를 마친 주민들은 마을 통장의 합동세배를 알리는 방송을 기다린다. 

통장의 방송을 들은 주민들과 고향을 찾은 출향인들은 각 가정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설음식을 한 상 가득 차려들고 가족들과 마을회관을 찾는다. 합동세배가 시작되면 가장 연세가 많은 정수석 어르신을 중심으로 65세가 넘는 어르신들이 마을회관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이어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아이들이 마을 어르신들에게 "새해에도 건강하세요" 큰 소리로 인사를 하며 고사리 손을 모으고 세배를 올린다. 어르신들은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건네며 덕담을 건낸다. 

그 다음으로 도심으로 학업과 일자리를 찾아 떠난 몇 안 되는 청년들 그리고 중․장년들이 차례로 세배를 올린다. 마지막은 마을 부녀회 회원들과 시댁을 찾은 며느리들이 마을 어르신들에게 건강을 기원하며 절을 한다. 

세배 후 각 가정에서 가져온 설음식을 맛있게 나눠먹으며 그동안 서로의 안부도 묻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로 마을회관은 모처럼 시끌벅적한 잔칫집 분위기를 연출한다. 

마을 농악단은 마을 주민들의 건강은 물론 마을에 있는 샘의 정갈함과 무궁함을 비는 샘굿놀이와 각 가정을 찾아다니는 마당밟기도 진행한다. 

한옥천 통장은 "합동세배는 매우 뜻 깊은 행사다"며 "경로효친과 주민 화합을 북돋아주는 마을의 합동세배가 자손대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