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복귀’ 이대호, 7000만원의 상처→150억원으로 치유
2017-01-24 16:29
6년 전 롯데를 떠날 때 받은 상처를 떠올리면 ‘대인배’다운 결정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경남고를 거쳐 2001년 롯데에 입단한 이대호는 부산 야구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이후 줄곧 롯데에서만 뛰며 2010시즌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을 달성하며 KBO리그를 평정했다.
하지만 최고의 성적을 거둔 뒤 이대호와 롯데의 사이는 틀어졌다.
이대호는 롯데 구단과 연봉 협상에서 7억원을 요구했으나 구단은 냉정하게 거절했다. 롯데는 이대호에게 6억3000만원에서 선을 그은 뒤 1원도 더 줄 수 없다며 맞서 결국 연봉조정신청까지 갔다. KBO는 결국 롯데 구단의 손을 들어줘 이대호는 큰 상처를 입었다.
롯데에서 마음이 떠난 이대호는 2011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롯데와 결별했다. 이후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해 일본 무대를 평정하고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도 이뤘다.
그 사이 롯데는 몰락의 길을 걸었다. 리그 최고의 ‘4번 타자’가 없는 롯데는 힘을 잃었다. 성적은 꾸준히 곤두박질 쳤고, 롯데 팬들도 사직야구장으로 향하던 발길을 돌렸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롯데도 이대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뒤늦게 공을 들였다. 이대호를 향한 롯데의 정성은 조금씩 통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초반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롯데의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이대호가 함께 훈련을 하면서 앙금의 균열도 다시 아물기 시작했다.
일본과 미국 무대를 모두 경험하고 FA 시장에 나온 이대호는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구단의 관심을 받으며 거취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롯데 구단은 차분히 이대호를 기다리며 그의 결정을 존중했다. 이윤원 롯데 단장은 이대호가 개인훈련을 하고 있는 사이판으로 직접 찾아가 이대호에게 손을 내밀었다.
결국 이대호의 결정은 롯데였다. 끝내 롯데도 결실을 맺었다.
롯데는 이대호에게 역대 프로야구 FA 최고액인 150억원(4년)을 안겼다. 과거 7000만원으로 상처만 남겼던 이대호와 롯데의 사이가 ‘150억원’이라는 두둑한 예우로 돌아온 것이다.
이대호는 “미국에서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또 꿈을 이뤘다”며 “남은 것은 롯데 자이언츠로 돌아와 팀 동료, 후배들과 함께 우승을 하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었고 꼭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호는 “무엇보다도 해외리그에서 뛸 동안에도 항상 저를 끊임없이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너무 그리웠고, 우리 팬들을 다시 만난다는 것이 너무나도 설렌다”며 “마음으로 대하고 가치를 인정해주신 구단에도 감사드린다. 부산에서 만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차갑게 등 돌렸던 부산 팬들은 ‘부산 사나이’의 복귀에 벌써부터 설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