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中 2016 경제성적표, 둔화 속 긍정 시그널 뚜렷
2017-01-23 11:21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률, 지난해 8000조원 신규창출
소비주도 경제 급속전환, 신성장동력 확보 가시적 성과 거둬
금융 부동산 등 리스크 산적, 올 주요국정목표는 리스크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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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적표가 발표됐다. 중국 국무원 국가통계국이 20일 공개한 중국의 지난해 경제지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6.7% 성장했다. 이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IMF의 집계에 따르면 인도의 성장률은 6.6%였다. 중국은 지난해 전년대비 4조6726억위안, 우리나라 원화로 약 8000조원의 GDP를 새로 창출해냈다. 이는 세계 11위 경제대국인 우리나라 GDP의 절반가량에 해당한다. 성장률둔화를 겪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국가다. GDP성장률과 여러가지 지표들을 근거로 중국의 학자들과 금융기관들은 지난해 경제성적표에 대해 상당한 호평을 내놓고 있다. 동시에 이들은 올해 경제리스크에 대한 경고음도 함께 내놓는다.
◆성장률 6.7%, 8000조원 증가
지난해 중국의 GDP총액은 74조4127억위안(한화 약 1경2650조원)을 기록했다. 성장률은 6.7%. GDP 증가분은 4조6726억위안(7943조원)이었다. 중국의 작년 성장률은 1990년 3.9% 이후 2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5년도의 6.9%보다도 0.2%P 낮아진 것이지만, 중국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였던 6.5~7% 구간 사이에 존재한다. 중국은 지난해 1분기, 2분기, 3분기는 각각 6.7%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4분기에는 6.8%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최근 10분기동안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높아졌다. 지난해 상반기 국무원이 승인한 부양책들이 하반기들어 대대적으로 집행되면서 4분기 성장률이 보다 높게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닝지저(寧吉喆) 국가통계국장은 “G2국가로서 중국의 GDP는 11조달러를 넘는다”며 “이정도 규모의 경제체제라면 1%의 성장을 시현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중국은 경제구조조정과 발전방식전환이 진행중인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6.7%의 성장률은 그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소비중심 급속전환, 공헌률 64.6%
투자, 무역, 소비 3대 분야 중 소비의 성장세가 가팔랐다. 소비위주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안간힘인 중국당국의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 지난해 중국의 전체 소비총액은 33조2316억위안으로 전년대비 10.4%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소비의 GDP성장 공헌률은 64.6%에 달했다.
1차산업의 생산액은 6조3671억위안으로 전년대비 3.3% 증가했으며, 2차산업생산은 29조6236억위안으로 6.1% 늘었다. 3차산업은 38조4221억위안으로 7.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소비성장이 높았던 만큼 3차산업의 성장률 역시 높았다. 3차산업의 GDP비중은 51.6%로 전년대비 1.4%P 높아졌으며, 2차산업비중에 비해서도 11.8%P 높았다.
중국사회의 소비여력을 측정하는 일인당 가처분소득은 2만3821위안으로 전년대비 8.4% 증가했다. 물가상승분을 제외하더라도 6.3%의 증가율이다. 전국 2억8171만명의 농민공의 월평균수입 역시 3275위안으로 6.6% 증가했다. 중국의 도시화비율은 57.35%를 기록했다.
◆무역, 투자 퇴조세 뚜렷
10%이상의 소비증가율에 비해 무역과 투자는 저조한 성적표를 냈다. 전세계 무역퇴조의 영향으로 중국의 무역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무역액은 24조3344억위안으로 전년대비 0.9% 하락했다. 하지만 무역액 하락률은 전년대비 6.1%P 줄어들었다. 지난해 수출액은 13조8409억위안으로 2% 감소했으며, 수입액은 10조4936억위안으로 0.6%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3조3473억위안 흑자였다.
지난해 고정자산투자액은 59조6501억위안으로 전년대비 증가율 8.1%를 기록했다. 증가율은 2015년의 10%에 비해 1.9%P 낮아졌다. 민간고정투자는 36조5219억위안으로 3.2% 증가하는데 그쳤다. 부동산개발투자는 10조2581억위안으로 6.9% 늘었다.
◆제조업 점차호전, 자생력 강해져
지난해 중국의 규모이상기업의 공업부자가치 증가율은 6.0%였다. 2015년의 증가율인 5.9%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특히 제조업의 미래경기를나타내는 선행지표인 PMI(구매자관리지수)는 지난해 12월 51.4%로 기록됐다. 지난해 전체 PMI지수는 50.3%였으며, 12월까지 5개월 연속 50%이상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PMI지수는 12월 54.5%를 기록했다. 전체지수에 비해 0.8%P 높은 수치였다. 역시 서비스업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장가동율을 보여주는 전기사용량은 전년대비 5% 증가하며, 최근 3년동안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5년의 전기사용량 증가율은 0.5%였다. 대표적인 인프라투자인 철도투자액은 계획됐던 8000억위안을 넘어선 8015억위안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말기준으로 철도운영거리는 12만4000km였으며 이 중 고속철 운영거리는 2만2000km였다.
교통은행 수석경제학자인 롄핑(連平)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실물경제가 호전되어가고 있다”며 “제조업투자와 민간투자 증가속도는 4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저상(浙商)은행의 좡진량(莊瑾亮) 애널리스트 역시 “세계경제가 호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조업경기가 성장세를 기록한 것은 중국의 경제가 외부의 충격을 견뎌내는 능력이 더욱 강해지고 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첨단산업 신성장동력 질주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에도 중국의 인터넷산업과 첨단기술산업의 발전은 가팔랐다. 창업열기도 뜨거웠다. 이는 신성장동력이 확충되고 있음을 뜻한다. 지난해 인터넷쇼핑몰을 통한 전체소비액은 5조1556억위안으로 전년대비 26.25% 증가했다. 인터넷거래액중 상품소비는 4조1944억위안으로 25.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터넷소비는 전체 상품소비액 중 12.6%를 차지했으며, 이 비율은 전년대비 1.8%P 높아졌다.
또한 첨단기술산업분야의 기업매출 성장률은 10.8%를 기록했다. 기업부가가치 증가율 6%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지난해 창업기업수는 553만개로 전년대비 24.5% 증가했다. 매일 1만5000개의 기업이 탄생한 셈. 닝지저 통계국장은 “경제성장의 질(質)이 높아졌다”며 “신성장동력분야에서의 발전은 경제구조조정의 효과가 나오고 있음을 증명하는 주요지표”라고 설명했다.
◆통화증가 대출확대 금융불안 우려도
지난해 중국의 금융시장 역시 안정상태를 유지했다. 통화량(M2)증가율은 당초 올해 목표였던 13%에 못 미친 11.3%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말 통화량은 155조위안이었다. 지난해 대출액은 전년대비 9257억위안 증가한 12조6500억위안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말 전체 대출잔액은 106조위안이었다. 위안화 예금잔액은 150조위안이었다. 은행대출, 신탁대출, 기업 채권발행, 주식발행 등 실물 경제에 공급된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사회융자총량은 목표치인 13%증가에 못미쳤지만 12.8%를 기록했다. 전체사회융자규모는 155조9900억위안이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외환보유고는 인민은행의 환율안정정책의 영향으로 3조100억달러를 기록하며 3조달러를 간신히 지켰다. 지난해 세수수입은 각종 감세정책으로 인해 전년대비 4.8%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외자투자유입규모인 실제사용외자액은 8132억위안으로 전년대비 4.1% 증가했다. 반면 대외투자는 일대일로정책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무려 44.1% 증가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상승률은 3%의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2.0%를 기록했지만, 상승폭은 전년대비 0.6%P 높아졌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대비 1.4% 하락했다. 다만, 하락폭은 2015년에 비해 3.8%P 줄었다.
◆공급측개혁 성과냈다
중국은 지난해 공급측구조개혁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 철강, 석탄 생산량 감축 목표치인 4500만t, 2억5000만t을 조기 달성했고, 특히 석탄생산량은 9.4% 감소했다. 공업기업 자산부채율은 56.1%로 전년대비 0.6%P 낮아졌다. 100위안당 기업원가는 85.76위안으로 0.14위안 감소했다. 지난해 연말기준 주택재고는 전년대비 2314㎡ 감소했다. 중국의 생산총액대비 에너지소모율도 전년대비 5.0% 감소하는 성과를 냈다.
롄핑은 “지난해 기업부채율과 기업원가가 감소했으며, 기업들의 이익률 역시 호전되어가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말 업스트림분야에서의 호조세로 인해 올해는 다운스트림분야에서도 효과가 나타날 것이며 이는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긍정평가했다.
◆국정과제 핵심은 리스크회피
중국사회과학원, 국가데이터센터, 인민대학 등 중국의 싱크탱크들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을 6.5%안팎으로 예측했다. 지난해에 비해 0.2%P가량낮은 수치로, 올해 역시 저성장을 탈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세계은행(WB) 역시 지난 10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외부 수요 약화와 과잉 투자 우려에도 중국은 올해 6.5%, 내년 6.3%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민대학 경제연구소 옌옌(閆衍) 연구원은 “중국은 지난해 L자형 성장곡선의 하부에서 바닥을 다졌으며, 올해 역시 바닥을 탈피하지는 못하겠지만, 내년이면 성장률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올해 공급측개혁을 포함한 개혁작업이 심화될 것”이라면서도 “중국경제는 향후 거품경제와 부채축소의 난제에 부딪힐 것으로 보이며 거시경제운용의 중심은 안정성장이 아닌 리스크방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오허핑(曹和平)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공급측개혁 등 개혁작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금융리스크를 회피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