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개의 달'에 흠뻑 취하다…'평창비엔날레&강릉신날레 2017'

2017-01-23 15:00
내달 3일 강릉서 개막…주류적 시선에서 누락된 일상의 가치 재조명

황재형 작가의 '아버지의 자리'(왼쪽), '존엄의 자리' [사진=강원국제미술전람회민속예술축전조직위원회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치르기 위한 비엔날레가 열린다.

강원도(도지사 최문순)는 오는 2월 3일부터 강릉시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 일원에서 '평창비엔날레&강릉신날레 2017'을 개최한다. 평창비엔날레는 내달 26일까지 24일간 열리며, 강릉신날레는 같은 달 5일까지 3일간 펼쳐진다.

2013년 시작돼 올해 3회째을 맞은 평창비엔날레는 프레올림픽 기간 선보일 수 있도록 개막 시기를 2월로 조정했으며, 그동안 '강원국제민속예술축전'으로 열리던 강릉신날레는 평창비엔날레와 통합해 이번부터 '평창비엔날레&강릉신날레'로 관람객들을 찾게 됐다. 

두 비엔날레의 통합주제는 개최도시인 강릉 경포대의 서정성을 담은 '다섯 개의 달'로, 이는 △강릉 경포대 하늘에 뜬 달 △바다에 비친 달 △호수에 잠긴 달 △술잔에 빠진 달 △님의 눈동자에 비친 달 등을 의미한다.
 

박용선, '잎' [사진=강원국제미술전람회민속예술축전조직위원회 제공]


'익명과 미지의 귀환'을 소주제로 한 평창비엔날레는 국내외 80여 작가(팀)가 참여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는 주제전, 강원도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특별전 그리고 국제 세미나 등 각종 부대행사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는 미디어와 설치미술 비중을 확대해 비엔날레와 현대미술의 새로운 방향과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는데, 특히 외국 작가와 강원도 출신 청년 작가들의 비율을 높이고 관람객들이 미술과 소통할 수 있도록 일상의 오브제를 활용한 작품과 키네틱아트 등을 다수 선보여 눈길을 끈다.

김성연 평창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지난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달의 조명과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의 삶과 세계는 여전히 익명과 미지로 가득하다"며 "그 세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작품을 통해 주류적 시선에서 누락되어 있는 삶과 존재 그리고 일상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릉신날레는 '밀·당 연희(演戱)'를 소주제로 잡았으며, 3편의 주제공연과 5개국의 해외초청공연, 2편의 기획공연, 참여체험프로그램 등으로 꾸며진다. 행사 기간 강릉 곳곳에서는 10개 팀의 버스킹 공연이 진행되며, 인간 상호관계가 이루어지는 기본적 원리 중 하나인 '밀고 당기기'를 무대에서 폭넓게 다룰 예정이다. 젊은층이 연애 관련 용어로 주로 쓰는 '밀당'이 전통과 현대의 계승, 문화와 문화 간의 만남, 세대 간의 공감, 자연과 예술의 조화 등으로 새롭게 승화되는 대목이 흥미롭게 다가올 듯하다. 

조현주 강릉신날레 예술감독은 "'밀·당 연희'라는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전통예술과 현대예술 공연을 상호관계적으로 기획했다"며 "사흘간 30회에 걸쳐 펼쳐지는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공연을 다함께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춘천농악보존회의 공연 모습 [사진=강원국제미술전람회민속예술축전조직위원회 제공]


평창비엔날레는 전시 기간 하루 4회(매회 선착순 20명)씩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관람 예약 등 비엔날레 관련 자세한 사항은 평창비엔날레 누리집(www.pcbien.org), 강릉신날레 누리집(www.gifaf.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일주 강원국제미술전람회민속예술축전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비엔날레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진행되는 만큼 새로운 전시와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다"며 "여느 축제와는 다른 감동과 흥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