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재계 저승사자' vs 조의연 '재계 수호천사'

2017-01-19 14:18
박 특검, 과거 다수의 총수 구속시킨 경력… 조 판사, 친기업 성향 판사 지적도

조의연 부장판사(왼쪽)와 박영수 특별검사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이른바 '재계 수호천사'로 불리며 19일 새벽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시킨 서울중앙지법 조의연(51) 영장전담 부장판사와 과거 대기업과 관련된 굵직한 사건에서 다수의 총수를 구속시킨 경력으로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박영수(65) 특별검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부장판사는 과거 기업 관련 사건에 대해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친기업 성향의 판사라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조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1700억원대 횡령·배임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당시 조 부장판사는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내용과 경과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법리상 다툼의 여지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었다.

배출가스 조작 사건에 연루된 폴크스바겐 박동훈 전 사장, 존 리 전 옥시 대표 등 기업 관계자들의 구속영장도 기각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특검 1호' 영장 청구 대상이었던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김종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상률 전 교문수석 등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된 핵심 인사 3명의 영장심사도 담당해 김 수석을 제외하고 영장을 발부했다.

조 부장판사는 충남 부여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과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24기로 군 법무관을 거쳐 서울고등법원 판사와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2월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전담 업무를 맡고 있다. 3명의 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 중 선임이다.

조 부장판사는 법원 내에서 꼼꼼한 원칙주의자로 좌고우면하지 않고, 범죄사실과 법리를 철저하게 따져 판단을 내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수사'를 맡은 박 특검은 검사 시절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던 인물이다.

서울 동성고와 서울대 철학과를 나와 청와대 사정비서관과 서울중앙지검 2차장, 대전고검장 등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엔 대검 중수부장을 맡았다.

박 변호사는 현역 시절 '칼잡이'로 통했다. 특히 대기업 수사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2002년 서울지검 2차장으로 'SK 분식회계' 사건 수사를 맡아 기업 총수를 재판정에 세우는 데 견인차 구실을 했다. 2005년부터는 대검 중앙수사부장을 맡아 대우그룹의 분식회계 등 경영 비리 사건을 맡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체포해 재판에 넘겼다.

현대차그룹의 1000억원대 비자금 조성·횡령 혐의를 찾아내 정몽구 회장을 구속기소 했고, 외환은행이 정상가보다 헐값에 미국 투기자본 론스타에 매각된 의혹도 파헤쳤다.

앞서 1998년 서울지검 강력부장 시절에는 서울지역 폭력조직과 불법총기 제조·밀매 조직 등을 잇달아 적발했다.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연예인과 조직폭력배를 무더기로 검거하기도 했다.

검찰에 몸담는 동안 지휘력, 통솔력을 인정받고 추진력도 높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검찰 내에선 '강력 수사통'으로 알려졌다.

변호사로 활동하면서는 2012∼2013년 대한변호사협회의 '지방자치단체 세금낭비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과거 특수수사하듯 지자체의 '혈세 낭비'를 파헤쳐 눈길을 끌었다.

2009년 서울고검장을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난 박 변호사는 법무법인 강남의 대표변호사로 활동하던 중 특검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