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 vs 세정, 딸들의 전쟁... 최혜원 '추락' 박이라 '도약'

2017-01-17 14:36

최혜원 형지I&C대표이사(왼쪽)와 박이라 세정과미래 대표이사[사진=각 사 제공]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해외 시장에서 우리나라 토종 패션 기업 2세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패션그룹형지 계열사인 형지I&C의 일부 남성복 브랜드가 철수한 반면, 세정그룹의 계열사 세정과미래 내 캐주얼 브랜드는 도약 국면이다. 형지I&C는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자녀인 최혜원 씨가, 세정과미래는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 자녀인 박이라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우선 형지I&C는 2014년 중국에 진출했던 남성복 브랜드 '본지플로어(BON-g.floor)'와 '예작(YEZAC)'을 최근 철수하기로 했다. 당시 우성I&C로 운영되던 회사는 진출 첫해 10개 매장을 목표로 뒀다. 이후 12개까지 매장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중국 내 정장 시장 성장세가 호조를 보이지 않으면서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형지 측은 "중국에 직진출하는 대신, 현지 유통사와 라이선스 사업을 진행하거나 합작법인을 설립해 조기 정착을 노리고 위험 부담을 줄이고자 철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사인 세정과미래는 캐주얼 브랜드인 '크리스크리스티'를 출격시켰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크리스크리스티'는 중국에 3개 매장을 시작으로 중화권에 진입했고, 이후 현지 파트너사를 정하는 과장에서 잠시 잡음이 발생했지만 1개 매장을 더 늘려 현재 총 4개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 현지 매장 매출 역시 국내보다 상황이 좋다.

세정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 캐주얼 의류 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박이라 씨가 진두지휘를 맡고 있는 액세서리 브랜드 '디디에두보'는 중국은 물론 서구권에서도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2013년 론칭한 디디에두보는 2014년부터 홍콩 주요 상권 및 중국 상하이에 매장을 8곳 열고, 단일 액세서리 브랜드로는 국내 최초로 프랑스 파리 편집숍 '꼴레뜨'에 입점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에 추가로 매장을 열 계획이다.

해외 성적에 힘입은 디디에두보는 지난해 목표 매출을 기준치보다 약 116% 초과 달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