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IBK기업은행이 1년 넘게 끌어온 인도네시아 현지은행 인수 작업을 올해 마무리 짓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무려 2억5000만명이 넘는 인구 규모에 비해 아직 금융산업 규모가 작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은 조만간 전략 자문사를 선정하고, 연말까지 인도네시아 현지은행 실사를 거쳐 인수 후보군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지난달 말 새로 취임한 김도진 은행장이 해외 수익 비중을 20%까지 늘리기로 하면서 관련 작업에 속도가 붙은 것이다. 최종 2곳을 선정해 2018년 말까지 인수·합병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전략·회계·법률 자문사 선정 등을 거쳐 올해 말까지 인수 후보 은행과의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한다"며 "다만 인도네시아 당국의 승인이 떨어지는데 걸리는 시간을 최대 2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은행은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3곳이다.

가장 먼저 진출한 외환은행(1990년)이 하나은행(2007년)과 통합해 2014년 일원화를 마무리했고, 우리은행은 현지은행인 소다라은행(Bank Saudara)과 합병해 저변을 넓혔다. 신한은행은 2015년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에 이어 지난해 말 현지 센터라타마내셔널은행(CNB)과 법적 합병을 완료했다.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은 진출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우선 현지에서 은행 영업을 개시하기 위한 방법 중 은행을 신규 설립하거나 외국은행의 지점을 여는 것은 최소자본금이 많이 들고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기가 어렵다. 자체적으로 시중은행이 지나치게 많은 탓에 숫자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지은행을 인수하는 방식으로만 접근이 가능하다. 기업은행은 규제를 피해 인도네시아 2대 국영은행인 라크야트인도네시아은행(BRI)과 제휴를 맺고, 현지 진출 기업을 지원하는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보다 활발한 영업활동을 위해 현지은행 인수 절차를 밟게 됐다.

실제 기업은행은 2014년 사무소 개설 이후 2015년 말부터 인도네시아 현지은행 인수를 위한 밑작업을 시작해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외국계 은행의 현지법인 설립 신청을 모두 반려하고 있는 가운데 인수 대상 현지은행은 대부분 상대적으로 규모가 영세해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업활동이 개시되면 이익 성장률은 급격히 뛸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등록 기업이 1400개 이상으로, 미등록 기업까지 더하면 2000개가 넘는다"며 "중소기업 금융에 특화된 만큼 우리나라는 물론 현지 중소기업 성장에도 두루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