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 르펜, 첫 대선 지지도 조사서 압승...여자 트럼프 시대 여나
2017-01-11 14:26
르펜, 지지율 26%로 선두...유력 후보 피용 앞질러
반(反)이민정책·보호무역주의 등 트럼프 정책 판박이
반(反)이민정책·보호무역주의 등 트럼프 정책 판박이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FN) 대표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시행된 1차 지지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 불고 있는 극우 열풍에 힘입어 대선에서도 승전보를 남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럽연합(EU) 내 선거 정보를 제공하는 유럽 일렉츠가 10일(현지시간)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르펜 대표는 여론조사기관 Ifop가 시행한 선호도 조사에서 지지율 26%로 1위에 올랐다. 이번 조사는 유권자 180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꼽히는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는 25%로 르펜의 뒤를 이었다. 지난해 11월 대선 출사표를 던진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 전 프랑스 경제산업부 장관은 지지율 20%로 3위에 올랐다. 그외 군소정당 후보들은 지지 범위가 1~13%에 머물렀다.
르펜 대표는 반(反)이민정책·탈(脫)유럽연합(EU) 정책을 기반으로 과격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이른바 '여자 트럼프'로 불린다.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EU를 탈퇴하기로 결정했던 지난해 6월에는 스스로를 '마담 프렉시트'라고 칭하며 프렉시트(Frexit·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10일(현지시간)에는 프랑스2 TV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기업 제재 방식은 현명한 보호주의 정책이자 경제적 애국주의"라며 "프랑스 기업들도 외국으로 공장을 옮기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비슷한 방식의 보호 무역주의 정책을 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르몽드 등 현지 언론의 분석에 따르면, 국민전선의 지지층은 파리를 중심으로 한 기존 지식인 계층에서 비경제활동 인구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국민전선의 반(反)이민 정책이 외국인 이민자들 때문에 일자리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셈이다.
프랑스는 오는 4월 23일 1차 대선 투표를 치를 예정이다. 만약 1차 대선에서 과반 득표를 얻는 후보가 없으면 5월 7일 1차 투표의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진행해 차기 대통령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