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마지막 청문회, 동행명령장으로 출석한 조윤선 모르쇠 일관

2017-01-09 16:38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 7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9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이날 오후 뒤늦게 출석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향해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국조위원들의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조 장관은 특검수사를 이유로 오전 청문회에 불출석했지만, 국조특위가 동행명령장을 발부하자 오후 청문회 출석 의사를 전달하고 출석했다. 오전 국조특위에서는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 정동춘 K스포츠 이사장 포함 2명, 참고인으로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 등 출석한 사람은 총 3명에 불과했다. 동행명령장이 발부된 이후 오후 청문회에서는 조 장관과 구순성 대통령경호실 행정관 등 2명이 추가로 출석했다.

이날 청문회는 조 장관의 위증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집중적인 질의가 펼쳐졌다.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이 조 장관에게 “블랙리스트 건에 관해 존재 여부 조차 말하기 어렵냐”고 묻자 조 장관은 “위증으로 고발된 상황으로 저에게 유리한 사안조차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변을 아꼈다.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도 조 장관이 관련 진술을 거부하자 “조 장관은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주범이라는 의혹과 문체부 장관으로 이어갔다는 집행한 주범이라는 의혹, 장관이 되고 11월 초에 직원에게 파기하라 지시한 의혹의 삼관왕"이라며 “이를 부인하는 발언은 국민 앞에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 출신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 관련 내용을 지속적으로 부인하는 조 장관을 강하게 압박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답변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 의원은 조 장관에게 “증인(조 장관)이 이전 국조에서 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느냐, 하지 않느냐”며 질문을 거듭하며 압박했다. 이에 조 장관은 “특검 조사과정에서 그게(블랙리스트) 있던 걸로 알고 있다”며 “특정 예술인들을 배제된 사례가 있던 걸로, 그런 명단은 있었던 걸로 판단이 되고 있다”고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의 “블랙리스트 작성에 조 장관이 개입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조 장관은 “문서의 작성 및 전달 경위는 모른다”며 “이제까지 모든 분들을 조사한 특검에서 왜 저를 빨리 소환해 조사를 안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오전 질의에서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은 최근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노 부장은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최근에 신변의 위협을 느끼냐고 묻자 “최근 서울지방검찰청에서 녹취 파일 관련 조사를 받은 후 서초동 편의점에서 만난 남성을 몇 시간 후 충정로에서 다시 만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해당 남성의 인상 착의를 묻자 “짧은 머리에 안경을 쓰고 검정색 코트를 입고 있었다”며 “미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노 부장은 국조특위 정회 동안 기자와 만나 사찰을 당한다는 느낌을 받냐는 질문에 대해 “정확하게 짚지는 못하지만 그건(미행은) 좀 있는 것 같다”며 “그(첫 폭로) 이후에도 몇차례 있었다”고 답했다. 신변보호 요청을 했냐는 질문에는 “아직 안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순실 씨와 의상실에서 처음 만났다는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의 진술에 배치되는 증거가 폭로되기도 했다.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최 씨가 윤 행정관에게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 사본을 제시했다.

장 의원은 “이 카드에 ‘전추 씨, 새해에는 꼭 시집가세요’라고 기록돼 있다"라며 “이렇게 시집보낼 걱정까지 하는 최 씨를 윤 행정관은 헌법재판소에서도 '의상실에서 처음 봤고, 개인적으로 모른다'고 했다는데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윤 행정관의 개인 휴대전화는 제가 알기로는 대포폰인데 여기에 최 씨의 딸 '정유연(정유라씨의 개명 전 이름)'으로 번호가 입력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