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안희정 "국회ㆍ청와대ㆍ대법원 세종시로 옮기자"

2017-01-09 14:50
"서울에 몰려 있는 권력과 부 전국으로 분산시켜야"

올해 대선에 도전한다는 뜻을 밝힌 안희정 충남지사(왼쪽)와 남경필 경기지사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안 지사와 바른정당 소속인 남 지사는 "소속정당은 다르지만 세종시를 완성해 대한민국의 비전을 바로 세우자고 결의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여야 대권 잠룡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9일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자는 내용의 공동 공약을 발표했다.

남 지사와 안 지사는 각각 바른정당과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두 사람은 '50대 기수론'의 중심이자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대선 후보라는 공통점이 있다. 소속 정당이 다른 두 지자체장이 '지방 분권'을 고리로  함께 공약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두 사람은 다른 대선 주자들에게도 입장 표명을 촉구하면서 차기 대선 쟁점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노무현 정부 때도 추진했다가 헌법재판소가 관습헌법을 근거로 위헌 심판을 내렸었고, 지역 갈등과 포퓰리즘 논란도 있어 향후 진통이 불가피하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를 '정치·행정 수도'로 완성하자"며 이같이 주장했다. 중앙과 지방의 권력을 분산하는 것이 '구체제 청산'의 첫 걸음이며 이를 위해 세종시를 정치·행정 수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수도 서울에 청와대와 국회 등 주요 권력 기관이 집중된 것이 중앙집권적 권력 집중의 단면이라는 비판이다. 

이들은 "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세종시를 완성해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바로 세우자고 결의했다"며 "특히 오늘 발표한 내용을 모든 대선 주자들이 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남·안 지사는 "중앙정부는 국정운영의 컨트롤 타워로서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며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때 중앙정부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현장 정보 취합은 늦었고, 지시는 번번이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권력집중으로 비대해진 중앙권력은 곳곳이 썩어 들어가고 있다"면서 "이번 국정 농단 사건은 청와대를 중심으로비선실세와 재벌, 검찰 등 중앙 권력들이 만들어낸 참사"라고 꼬집었다. 

두 사람은 이어 "가장 효과적인 처방은 권력과 부를 분산하는 것"이라며 "당장 청와대와 재벌, 검찰에 대한 견제장치를 만들어야 하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보다 효과적 처방을 위해 서울에 몰려 있는 권력과 부를 전국으로 흩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대법원과 대검찰청도 세종시로 이전해 입법, 사법, 행정이 한 곳에서 유기적으로 일하며 효율성을 높일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