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교육청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충돌 불가피할 듯

2017-01-09 09:30
교육부 “거부 특별한 사유 해당 안돼” 교육감 고발 예고

공교육 내실화 과제 추진 일정 [교육부]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을 놓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간에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준식 사회부총리는 지난 6일 교육부 업무보고 내용을 사전 설명하면서 “연구학교 지정은 장관이 요청할 때 교육청에서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지정을 하게 돼 있다”며 “특별한 사유는 법령상의 어떤 장애 사유로 지정에 반대하는 교육청이 이유로 들고 있는 내용은 특정한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어 교육청의 거부가 있을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법리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청이 교과서의 편향성, 획일화된 내용의 국정 발행 형식에 대한 반대라는 특별한 사유를 이유로 연구학교 지정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교육부는 이같은 이유는 특별한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지정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 교육감을 직무유기로 고발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연구학교 지정 공문을 교육부가 교육청에 전달하고 교육청이 이를 일선 학교에 다시 전달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지만 교육청이 이같은 협조를 거부할 경우 교육부가 직접 일선 학교에 공문을 전달할 가능성도 있다.

새로 교과서를 개발할 경우 연구학교를 지정하는 경우에는 전국에서 10개에서 20개 학교 정도를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국정 역사교과서 적용 연구학교는 교육부가 지정을 원하는 모든 학교를 참여시키겠다고 하면서 반대하는 측에서는 올해 국정화를 강행하는 조치하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정농단이 드러나면서 대통령 탄핵심판 등에 따른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을 놓고 교육부와 교육청이 충돌을 예고하고 있어 여전히 갈등이 가라앉지 못하는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적용을 일단 한 해 미루고 국검정혼용을 2018년에 하기로 교육부가 결정하면서 사실상 국정화 추진을 철회한 것이 아니냐는 긍정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지만 올해 연구학교를 실시해 국정 역사교과서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교육부가 업무보고에서 2018년 적용할 역사교과서의 검정심사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점도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

이준식 부총리는 “그동안에 교육부에서 검정절차가 치밀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검정교과서들의 편향성 문제가 제기됐다는 의견들이 많이 있어 검정교과서도 국정교과서처럼 한 달간 웹 공개를 통해서 의견을 받는다든지 다양한 어떤 절차와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되기 때문에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검정하는 절차를 좀 더 강화해서 정치적인 중립이 확보된 균형 잡힌 교과서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국정 역사교과서에 반대하는 측으로부터 국정과 같은 검정교과서를 개발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다.

교육부는 검정교과서 편찬기준의 수정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 부총리는 “문제가 되고 있는 '대한민국 수립'이냐,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런 문제들을 편찬기준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새로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검정교과서 집필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9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는 2018년 자유학년제 도입을 시사했으며 2021학년도 수능시험 개편방안은 7월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학기제를 확대해 2018년부터는 1년으로 시행 학기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2021학년도 수능 개편 방안은 정책연구를 통해 5월경부터 공청회 개최 등 의견수렴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발표 2개월 전에나 의견을 받는 것이 시기적으로 늦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능 개선안에서 결정한 공통과목 외에 선택과목을 얼마나 반영할 것이지에 따라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달라지고, EBS 연계 정책이 지속될 것인지, 절대평가가 영어 외 다른 과목으로 확대될 것인지에 따라 현재 중학교 2학년생부터 영향을 받게 된다.

2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는 그동안 올해 실시 가능성이 있었으나 내년 상반기에 실시하고 평가 부담 완화를 위해 기관인증평가와 연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고교 교과중점학교 확대를 위해 쌍방향 온라인 실시간 수업을 올해 5개 시도 시범 사업을 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