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역전세난 현실화 조짐

2017-01-05 11:27
수도권 입주폭탄에 따른 세입자 우위시장 형성
수년간 전세난에 따른 가격 상승 피로도 누적일 수도..."대세 하락 여부 지켜봐야"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김충범 기자 = 최근 1·2기 신도시 전세시장이 예년에 비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2~3년간 수도권 일대가 극심한 전세난을 기록하며 겨울철에도 특수를 누렸던 것과 비교하면 사뭇 대조적인 양상이다.

5일 부동산114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신도시 전세가격 주간 변동률은 지난 달 30일 기준 0.00%로 보합세에 머물렀다. 세부적으로 1기 신도시가 -0.01%, 2기 신도시가 0.01%를 나타냈다.

신도시 전세가격은 11·3대책 직후만 해도 0.09%를 기록했으나 이후 매주 0.03%, 0.02%, 0.01% 등을 기록하며, 오름폭이 지속적으로 둔화됐다.

업계는 신도시 전세시장이 보합권에 머무르지 않고, 수도권 입주폭탄에 따른 역전세난까지 겪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올 한해 수도권에 공급되는 입주예정물량은 16만3358가구다. 이는 작년 입주실적인 12만357가구보다 36%가량 증가한 것이며, 2010년 실적(16만9595가구) 이후 최대치다.

세입자들 입장에서 숨통이 트일 수 있을 만큼의 물량이 올해 쏟아지는 셈이다. 게다가 11·3대책 이후 수도권 매매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냉각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전세시장이 이에 편승하는 점도 한 몫 하고 있다.

특히 1기 신도시의 경우 조성된 지 20년이 훌쩍 넘어 도시 전반적으로 노후화가 진행됐고, 인근 택지지구 등 대체 거주 지역이 증가해 올 겨울 세입자가 더디게 형성되고 있다.

실제 1기 신도시 일부 단지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평촌 평촌동 '꿈우성' 아파트의 경우 전세수요 감소로 매물 소진 속도가 더뎌지면서 지난 달 30일 기준, 전주 대비 1000만원 정도 시세가 하락했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최근 신도시의 경우 수도권 대규모 입주 여파로 조금씩 세입자 우위 시장으로 변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세입자들이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최근 수년간 신도시 일대 전세시장이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기에, 이에 따른 일시적 숨고르기 양상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대세 하락 여부가 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