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클럽 테러 외국인 노렸나...배후 수사에 주력
2017-01-02 13:27
사망자 절반이상 외국인...부상자도 외국인 다수
사건 파급력 높아 공포심 조장에 효율적
사건 파급력 높아 공포심 조장에 효율적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새해 첫날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유명 나이트클럽에서 총격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피해자 대다수가 외국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테러 배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사상자 대다수 외국인..."공포심 조장 효과"
터키 현지 언론 NTV가 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클럽 테러로 사망한 39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최소 20명이 외국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단 터키 정부가 신원을 파악한 사망자 중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인 7명과 이라크인이 4명을 비롯, 인도·튀니지·시리아·벨기에·캐나다인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스탄불 주재 미국 영사관은 지난해 10월 이스탄불 내 극단주의 조직들이 미국인 등 외국인을 겨냥한 테러 공격을 모의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에 총격이 벌어진 클럽이 보스포루스해협에 자리잡은 명소로, 터키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는 점도 외국인을 겨냥했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이른바 '소프트 타깃'형 테러라는 점에서 이번 테러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이라는 전망이 다수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1일(현지시간)자 보도를 통해 "돌격용 자동소총을 소지하고 정밀하게 공격했다는 점, 민간인들을 상대로 무차별 총격을 가한 점 등에 미뤄 IS의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번 테러의 범인이 '산타 복장'을 했다는 점에서 특정 종교를 중심으로 하는 새해 맞이에 불만을 품은 이슬람주의자의 소행일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CNN이 1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그동안 터키 내 이슬람 신자들은 새해 맞이 행사가 비(非)이슬람적이라며 불만을 터뜨려왔다"며 "산타 복장을 함으로써 왜곡된 이데올로기를 표출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그동안 터키에서 테러를 일삼아온 쿠르드계(커디시) 분리주의 무장조직의 범행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리아 북부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는 커디시는 터키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다만 그동안 커디시 무장조직이 대부분 군인과 경찰을 테러 대상으로 삼았던 점에서 범인일 가능성이 적다는 주장도 나온다.
테러 배후의 윤곽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더 큰 문제는 용의자가 도주했다는 점이다. 통상 IS가 배후라고 주장하는 테러의 경우 용의자가 자폭 테러를 일으키거나 현장 사살되지만 이번 터키 테러처럼 범인이 총격 후 현장을 벗어나 도주한 것은 이례적이다.
수사 당국이 범인의 추가 범행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는 이유다. 현재 터키에서는 외국인이 오가거나 많은 인파가 모이는 장소의 방문 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나온 상태다.
새해 첫날인 올해 1월 1일 새벽 이스탄불 소재 나이트클럽에서 총격 테러가 발생해 최소 39명이 사망하고 70여 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가운데는 중상자도 적지 않아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